9. 반딧불이 별

by 지금은

사랑의 별을 뒤로하고 다시 항해를 이어가던 밤, 바다는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달빛도 보이지 않고, 별빛마저 구름에 가려진 듯 깜깜했습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어둡지? 길조차 보이지 않아.”

내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곧 또 다른 별에 닿을 거야.”

아이가 담담히 대답했다.

얼마 후 배는 아주 조용한 땅에 닿았다. 발을 내딛자마자 나는 숨이 막히는 듯 어둠을 느꼈다. 이 별은 마치 모든 빛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있어, 한 발 내딛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나는 두려움에 주저앉았다.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을 것 같아. 희망조차 없는 땅이야.”

그때, 아주 작은 불빛이 멀리서 깜박였다. 손톱만 한 불꽃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 빛을 따라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불빛 곁에는 조그마한 사람이 보였다. 작은 등불을 두 손으로 꼭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불씨가 꺼질까 봐 온몸을 움츠리며 지키고 있었다. 눈빛은 두려움으로 떨리고 있었지만, 등불을 놓지 않았다.

“왜 그렇게 힘들게 불을 지키고 있니?”

작은 사람은 고개를 들어 힘겹게 대답했다.

“이 불빛이 꺼지면, 별은 완전히 어둠에 잠겨버려. 아무도 길을 찾지 못하고, 아무도 서로를 볼 수 없게 돼. 그래서 작은 불이라도 지켜야 해.”

나는 가만히 그 불빛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 작고 약해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두 손을 모아 불을 감쌌다.

아이가 부드럽게 속삭였다.

“희망은 바로 이런 거야. 아무리 작아도, 끝까지 꺼뜨리지 않으려는 마음. 그것이 다른 빛을 불러오고, 결국 어둠을 몰아내지.”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어둠 속을 다시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또 다른 작은 불빛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각각의 사람이 자기만의 등불을 품고 있었다. 어떤 불빛은 금방 꺼져버릴 듯 흔들렸지만, 다른 불빛이 다가와 옆에서 함께 빛을 나누면 다시 살아났다.

그들을 돕고 싶어졌다. 조심스레 불빛을 이어주며 다가갔다. 두 손으로 감싼 작은 등불을 다른 등불과 맞대자, 불빛은 서로를 먹지 않고 오히려 더 커졌다.

“불이란 나누면 줄어드는 게 아니야. 나눌수록 밝아져.”

아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등불을 이어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몇 개뿐이던 불빛이 점차 이어지고, 줄지어 이어진 불빛들이 하나의 길을 만들었다. 어둠 속에 새로운 길이 환하게 드러났다.

“길이 보여!”

작은 사람이 감탄했다.

길 위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동안 두려움 때문에 서로를 보지 못했지만, 불빛 속에서 미소를 나누고 손을 잡기 시작했다. 그들이 함께 걸을 때마다, 불빛은 점점 커져 별 전체를 덮어갔다. 마침내 어둠은 물러가고, 별은 새벽을 맞이했다. 긴 밤 끝에 떠오른 빛은 그 어느 해돋이보다도 눈부셨다.

나는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렇게 작은 불빛들이 모여 어둠을 몰아낼 수 있다니, 희망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거구나.”

아이가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희망은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자라. 눈앞에 아무 빛이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 마음속 작은 불씨를 지키고 있다면, 그 불씨는 언젠가 새벽을 불러오지.”

나의 가슴속에 따뜻한 불빛이 차오르며, 앞으로 어떤 어둠을 만나더라도 이 희망을 기억하리라 다짐했다. 그것은 더 이상 외로운 불빛이 아닌, 함께 이어진 수많은 빛의 증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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