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간질간질 2
“고구마 쩌주련?”
“네.”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엄마가 밤고구마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대답했습니다. 내가 고구마를 먹고 싶지 않다고 해도 고구마를 찔게 뻔합니다. 아버지가 고구마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토요일이라서 일찍 퇴근해서 오셨습니다.
“아니, 무슨 냄새요?”
“고구마를 찌고 있어요.”
“응, 그거 좋군, 고구마 먹어 본 지가 오래됐는데 벌써 햇고구마가 나왔나 보군. 점심밥 일부러 할 것 없이 고구마를 먹기로 합시다.”
“예.”
아버지가 샤워하고 나오시자 재촉하십니다.
“배가 좀 고플 것 같은데 아직 안 익었나요?”
“좀 더 익혀야 할 것 같은데.”
“웬만하면 다 익었을 텐데 먹기로 합시다.”
엄마는 아버지의 재촉에 좀 덜 익었으리라고 짐작은 되면서도 김이 무럭무럭 나는 고구마를 쟁반에 받쳐 오셨습니다.
“자, 먹자. 김이 무럭무럭 나는 것이 먹음직스럽구나.”
아버지는 작은 고구마의 껍질을 벗기시면서 초초에게 큰 고구마를 골라서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고구마를 후후 불면서 쉽게 껍질을 벗겨서 드십니다.
“햇것에다가 밤고구마라서 맛이 좋군.”
초초는 뜨거워서 고구마를 손으로 잡았다 놓았다 하면서 계속 입으로 불어 댑니다. 껍질을 벗기려 하지만 아버지가 껍질을 벗기는 것처럼 잘 벗겨지지를 않습니다.
“이 녀석, 껍질도 제대로 못 벗기고.”
엄마가 보다못해 빼앗아 껍질을 벗기지만 잘 벗겨지지를 않습니다.
“엄마도 못 벗기면서.”
아버지는 엄마를 향해 눈을 찡긋하셨습니다. 자신의 성화 때문에 고구마가 덜 익은 것을 아시나 봅니다. 엄마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마음에서인지 점잖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른이 남 보는 곳에서 속옷까지 벗기를 좋아하겠니? 아이들이라면 좀 몰라도.”
“저도 남 앞에서 옷 벗는 것은 싫은데요.”
“그래도 아이들이 벗는 것은 좀 덜 창피하겠지.”
엄마가 큰 고구마를 아버지께 건네며 소곤거리듯이 말씀하셨습니다.
“여보 당신도 큰 고구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