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간질간질 2
노란 달님은 동산 위로 떠오르기 전부터 산과 들을 모두 담았습니다. 달님이 오는 밤이면 모든 숲속의 친구들은 하늘로 모입니다. 새들이 모입니다. 둥지 속으로. 토끼와 다람쥐들도 모입니다. 바위 언덕으로. 풀벌레도 모여듭니다. 조 이삭 사이에 이슬처럼 살그머니 내려앉았습니다. 저 멀리 영이의 집도 철수의 집도 모여듭니다. 온 동네 친구들의 집들이 달님 아래 옹기종기 모여듭니다. 구름도 하늘을 여행하다가 슬그머니 달님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하얀 구름은 동 동동 제자리에 머물러 떠나갈 줄을 모릅니다. 연못 속의 피라미도 붕어도 메기도 사이좋게 모여듭니다. 뻐끔뻐끔 물방울을 손짓하는 구름을 향해 동실동실 떠올립니다.
“얘들아, 다 모였니?”
“아직 조금만 기다려요.”
달님은 여행을 떠나려다 멈췄습니다. 멈췄습니다.
그러자 초초와 영이가 손짓합니다.
“빨리 와, 우리 여행을 떠나야지.”
구름이 살며시 내려와 달님을 받쳐 주며 말했습니다.
“내가 도와줄게.”
달님은 살랑살랑 풍선처럼 떠오릅니다. 떠오릅니다. 떠오릅니다. 바람이 슬며시 다가와 구름을 밀어주었습니다. 달님은 서서히 하늘 높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미루나무 꼭대기를 지나 고층 빌딩 위를 지나 높은 산마루도 넘었습니다. 하늘 높이 더 높이 떠오릅니다.
“야 멋있다. 우리 동네가 보이네.”
“야 멋있다. 우리들이 놀던 연못이 보이네.”
“멋지다. 우리들의 놀이터 느티나무 가지도 보이네.”
“그림 같네, 내가 재주를 넘던 나뭇가지도 보이네.”
모든 것들이 신기합니다. 너무너무 즐겁습니다. 달님은 이곳저곳 구경을 시켜 주고 은하수를 건넜습니다.
“아이 졸려.”
신나게 구경하던 토끼의 눈이 빨개졌습니다. 너무 졸려 달을 파고 숨어들어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얼굴을 살그머니 무릎 사이에 감추었습니다. 잠자리도 빙빙 도는 눈을 조 이삭 사이에 감추고 날개를 접었습니다. 비둘기도 두 눈을 끔뻑끔뻑. 나무 기둥에 몸을 살그머니 날개를 접고 기댔습니다. 붕어도 피라미도 메기도 지느러미를 뻐끔뻐끔 하품하다가 물풀 사이에 숨기고 몸을 바닥에 붙였습니다. 초초가 말했습니다.
“아이 졸려.”
영이도 말했습니다.
“아으 아, 나도 졸려.”
그러자 구름이 다가와 모두를 감쌌습니다.
“우리 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모두모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달님도 졸려서 하품을 합니다. 살그머니 저 바다로 내려앉습니다. 등댓불도 눈을 끔뻑입니다. 모두 눈을 끔뻑이며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이슬이 소리 없이 내려 이들을 촉촉이 감쌌습니다. 밤이 점점 깊어 갑니다. 바닷가 조약돌의 자장가 소리에 모두 꿈나라의 여행은 익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