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빠떼루

입이 간질간질 2

by 지금은

“이 녀석들, 이리 와.”

복도에서 뛰고 장난하던 친구들이 교실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빠떼루다.”

“…….”

“이 녀석들 빠떼루도 모르냐? 모두 엎드려.”

그러자 장난을 친 아이들이 엎드려뻗쳤습니다.

“그게 아니고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등을 뻗는거야, 레스링 경기 때 반칙해서 엎드려있는 것 도 못 봤냐?”

그러자 중석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앞으로 두 손을 짚었습니다. 옆에 있던 아이들도 눈치를 보면서 따라서 엎드렸습니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앞으로는 복도와 교실 등 실내에서 소란을 피우고 장난을 치는 녀석들은 반칙이니까 모두 빠떼루다. 알았겠지?”

“예.”

“더 크게, 더 크게 .”

“옛.”

하고 모두 일어나 제자리로 들어갔습니다. 그렇지만 중석이만은 그대로 있습니다. 무엇이 재미가 있는지 낄낄거리고 구경하는 친구들과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이 그래도 뉘우칠 줄을 모르고 뭐가 좋다고 그래.”

선생님의 손바닥이 중석이의 엉덩짝에 닿았습니다. 소리가 요란하게 울립니다. 그러자 중석이의 표정이 엄숙해지고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너는 좋은 녀석이니까.”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더니 중석이의 머리를 쓰다듬으시고 등을 미셨습니다. 그러고는 아이들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반칙하는 녀석들은 빠떼루예요.”

우리 선생님은 유행에 아주 민감하신 분인가 봅니다.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노란 카드가 아니면 빨간 카드였는데 말입니다. 2002년 월드컵 축구를 일본과 함께 열기를 축구연맹으로부터 약속을 얻어내자, 한동안 약속을 어기는 친구들에게 노란카드와 붉은 카드를 내미시더니 반칙의 표시를 바꾸신 것입니다.

‘전에는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이놈.”

하고 큰소리를 치시더니 갑자기 아주 긴 막대기를, 하늘을 향해 치켜올리셨습니다. 우리들이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져서 겁을 먹고 숨을 죽이고 있자, 선생님은 엄숙하게 교실을 둘러보셨습니다.

‘저렇게 큰 막대기로 때리려고 하시나.’

“이 녀석 왕가위다.”

하시고 말썽을 부린 친구의 머리 위 하늘을 향해 가위표를 크게 그리셨답니다.

“무엇으로 지워야 할지 알아서 지워라.”

“휴.”

그런데 요즈음도 가끔은 사용하시기는 하지만 횟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친구에게 꼭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반성이 되었거든 지우개를 가지고 나와서 가위표를 깨끗이 지워라.”

그렇지만 가위표가 보이지 않는데 지울 수가 있겠습니까?

“선생님 어떻게 가위표를 지우나요? 보이지도 않는데요.”

“보이지 않기는 왜 안 보이냐? 마음속에 가위표를 지워야지.”

이 친구는 결국 가위표를 지우지 못해서 온종일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열 번씩이나 해야 했습니다.

앞으로의 일이 궁금해집니다. 우리 선생님의 빠떼루가 끝나면 무슨 유행이 나올지 말입니다.

운동회도 끝나고 날씨도 선선해져가니 아마도 ‘등화가친’ 과 관계되는 것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요즈음 갑자기 ‘등화가친’ 이란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을 보면, 나 혼자 고개를 끄덕입니다. .

반칙의 표시는 어떻게 하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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