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메아리

입이 간질간질 2

by 지금은

국어 시간에 동시를 배웠습니다. 우리 선생님은 시골 이야기만 나오면 신이 납니다.

“시골에 살아본 사람?”

“…….”

“그렇지, 너희들이야 시골에 대해서 뭘 알겠니, 시골은 참 좋은 곳이야.”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야기라고 하기보다는 자랑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늘 말씀하시기를 하늘에서 제일 가까운 동네에 사셨다고 하시는데 하늘에서 가까운 동네라면…….

“아파트가 하늘에 더 가깝지요”

하면 코웃음을 치십니다.

“아파트가 아무리 높아도 산꼭대기보다야 높겠니?”

하고 어렸을 때의 자랑이 대단하십니다.

‘메아리는 나하고 동갑.’ 이라는 시를 낭송하시는데 정말 실감이 납니다.

“너희들이 뭐, 메아리가 선생님하고 동갑, 너희들하고 동갑, 할아버지하고 동갑, 할머니하고 동갑, 아버지하고 동갑, 엄마하고 동갑……, 하는데 너희들이 그 이유를 뭘 알겠니?”

우리들이 시골에 살아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예 무시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도 알아요.”

하고 전과나 참고서를 찾아서 알아 온 내용을 말했더니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내용의 뜻을 잘 말했지만 그림에 있는 떡을 먹어보려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겠지.”

“어째서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즉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옛말이 있듯이 직접 가서 경험해야 알겠지.”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진짜로 메아리는 동갑내기들이 그렇게 많을까 하고 말입니다. 선생님 말씀이 정말이라면 다음 일요일에는 아버지를 졸라서 할아버지, 엄마, 누나, 동생과 함께 시골 산에 가서 동갑내기들을 만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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