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은행나무 주사.

입이 간질간질 2

by 지금은

친구와 인천 대공원에 놀러 갔다가 오는 길입니다. 동네 버스정류장 주위에 서 있는 나무들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렇지만 친구 명재는 나무를 보지 못하고 건너편 꽃가게 앞 솜사탕 장사를 바라보며 침을 삼킵니다.

“야, 이상하다.”

“······.”

“야, 이상하다.”

나는 큰 소리로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그제야 명재는 내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저기저기.”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응 저거, 별거 아니야. 나무가 주사를 맞는 거야. 선생님이 언젠가 말씀하셨잖아. 속리산 정 이 품 소나무가 주사를 맞는다고. 똑같은 거지 뭐.”

명재는 대수롭지 않게 말합니다.

“나무가 병에 걸렸나?”

“그렇겠지 뭐.”

“건강이 아주 안 좋은가보다.”

“그럴 거야, 그러니 주사를 맞는 것이 아니겠니?”

“참 불쌍하다, 저 깊은 산속에 있으면 저런 주사도 맞지 않아도 될 터인데 말이야.”

“별 쓸데없는 소리다 하네.”

명재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말소리를 뒤로하고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내내 나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봄에는 우리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공원에 옮겨 심어진 큰 소나무들이 주사를 맞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하면서 생각이 지나쳤지만, 오늘은 느낌이 다릅니다. 요즈음은 종종 찻길을 지나가면서 자동차 냄새로 나도 모르게 코를 쥐고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한데 바로 이유는 이곳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는 매일 한 자리에서 이런 불편을 견디어야하니 주사를 맞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면서도 그 나무들이 너무나 불쌍하고 한편,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공기가 맑아 나무가 아프지 않을 텐데. 그렇지만 생각해 보니 사람들이 모두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는 힘들 것입니다.

“나무들아, 힘들어도 내가 신기한 자동차를 만들 때까지만 기다려다오.”

하고 외치면서 생각해 낸 일은 나무들이나 식물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나쁜 연기나 물질이 나오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물로 가는 차는, 전기로 가는 차는, 공기로 가는 차는, 마음으로 가는 차는…….

이전 19화39. 동그라미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