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간질간질 3
새 학기가 되자 우리 반에 친구가 전학을 왔습니다. 친구의 엄마는 자식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들은요 최고예요, 최고.”
“뭐가요?”
“예, 말씀드리겠어요. 우리 아들로 말할 것 같으면 서양의 고흐, 고갱, 피카소 그리고 우리나라의 김홍도, 김중섭······.”
“예?”
“잘 못 들으셨어요? 우리 아들은 앞서 말한 사람들의 좋은 그림 솜씨만 닮았다고요. 앞으로 잘지 도해 주셔요.”
선생님은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기대하는 바도 컸습니다.
‘음,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겠군.’
이틀이 지나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기다리던 미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상상하여 그리는 그림을 공부하는 시간이지요?”
“예.”
선생님의 자상하신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 전학 온 민청이는 그림을 그리지 않고 턱만 고이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말했습니다.
“왜, 그리지 않지?”
“구상 중이야.”
한참을 생각한 민청이는 자신 있게 검정 크레파스를 집어 들자, 스케치북 위에 힘 있게 스케치했습니다. 이어 검정 칠을 계속했습니다. 얼마 후 종이의 바탕은 온통 검은색으로 변했습니다. 드디어 크레파스를 놓은 민청이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떡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순간 친구들의 주위를 한 바퀴 도신 선생님이 민청이에게 다가가 말씀하셨습니다.
“검정 바탕에 뭘 그리려고 밑그림을 그렸구나?”
“아뇨, 다 그렸어요.”
“뭘 그린건데?”
“알아맞혀 보세요.”
“밤?”
“아닙니다.”
“음,그럼.”
선생님이 한동안 골똘히 생각하시자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김을 그렸어요.”
“김이라.”
주위에 몰려있던 친구들이 까르르 웃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야, 인마. 김이면 뜯어먹어라.”
그렇지만 민철이는 매일매일 김만 그립니다. 바다를 잊을 수가 없다나요. 고향을 잊을 수가 없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