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간질간질 3
‘맹꽁이 이야기를 아시나요.’
아주 먼 먼 옛날에 맹꽁이와 복어의 이야기랍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살던 때보다 더 먼 옛날이었습니다. 어느 곳에 맹꽁이와 복어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늘 사이가 좋던 둘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의 자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다투었습니다. 이유는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부엉이 때문이었습니다. 부엉이가 나무에 앉아 있다가 맹꽁이와 복어를 발견하고는 말했습니다.
“먹을 것이 둘이나 있네. 못생긴 놈부터 잡아먹고 잘생긴 놈은 아껴두었다가 잡아먹어야지.”
이 소리를 들은 맹꽁이와 복어는 부엉이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아저씨, 복어를 잡아먹으시지요.”
“왜?”
“복어가 못생겼으니까요.”
그러자 복어가 지지 않고 말했습니다.
“아이고, 무슨 말씀을. 아저씨 맹꽁이를 잡아먹으시지요. 맹꽁이란 놈이 저보다야 훨씬 못생겼으니까요.”
이 말을 들은 부엉이는 아직 배가 덜 고팠는지 놀려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생기고 못생긴 것이야 내가 판결을 내리는 것이고.”
“그럼 어떻게 판결을 내리실 것인데요?”
하고 복어가 말했습니다.
“음 누가 더 자기 몸을 크게 만들 수가 있을까? 몸을 크게 만드는 놈이 이기는 것이지. 아무래도 몸이 좀 더 커 보여야 잘 생겨 보이니까.”
그러자 이번에는 맹꽁이가 말했습니다.
“그런 거라면 문제없습니다.”
복어도 지지 않았습니다.
“저도 자신 있어요.”
“그럼 내가 심판을 볼 테니까 어디 해보거라.”
그러자 맹꽁이와 복어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 둘, 셋·······, 오백, 오백 하나, 오백 둘.’
맹꽁이와 복어의 배는 점점 불러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배가 조그만 공처럼 부풀었습니다. 배가 풍선처럼 부풀었습니다. 둘은 배가 부풀자 너무너무 아팠지만 참고 계속 자신의 몸을 부풀었습니다.
“어때요, 아저씨. 이만하면 됐지요.”
하고 맹꽁이가 말했습니다. 이에 지지 않고 복어도 말했습니다.
“제 몸이 더 커 보이지요?”
“글쎄다.”
그러자 맹꽁이는 공기를 더욱 힘차게 들이마셨습니다. 드디어 공기를 너무 많이 마신 맹꽁이는 배가 팽팽해져 더 이상 부풀어 오르지 않게 되자 귓불까지 부풀어 올랐습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복어는 부풀린 배를 가라앉히며 풀이 죽어 개구리를 쳐다보았습니다.
“내가 졌다. 네가 더 예쁜 모양이다.”
“음, 내가 이겼지. 나를 봐라. 나는 배가 부풀고도 모자라 귀의 볼도 부풀었잖니.”
맹꽁이는 의기양양해서 복어를 한 번 쳐다보고는 올빼미를 올려다보았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 올빼미는 껄껄껄 웃고는 다음에 보자는 말과 함께 저편에 있는 나뭇가지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던 하느님은 맹꽁이와 부엉이가 못마땅했습니다.
‘괘씸한 녀석들이군. 힘을 합쳐 함께 살아날 생각은 하지 않고.’
함께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신 하느님은 둘을 영원히 갈라놓기로 했습니다.
“복어 너란 놈은 바다로 가거라. 맹꽁이란 놈은 여기 그대로 애들의 장난감이 되어 물가에서 살면 되겠구나.”
맹꽁이와 복어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서로 떨어져 살리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맹꽁이와 복어는 너무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아니, 내 모습이 이렇게 된다니.’
이런 일이 있고 나서는 될 수 있으면 낮에는 바깥나들이를 줄이고 밤에만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맹꽁맹꽁.”
맹꽁이는 부끄러운 나머지 맑은 낮에는 가만히 있다가 비 오는 날이나 주로 밤에만 울어댑니다.
‘복어란 놈은 어떤지 아세요.’
맹꽁이보다도 더 부끄러워서 소리도 못 냅니다. 아직도 맹꽁이와의 시합을 못 잊어서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독을 품고는 배를 있는 힘껏 부풀린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바닷가에 놀러 왔던 예쁜 소녀 바위에서 낚시질하는 어부를 발견하고 구경을 하기 위해 다가갔습니다. 이때 아저씨의 낚싯줄에 복어가 달려 나왔습니다. 신기해하는 모습을 본 아저씨는 소녀에게 막 잡아 올린 복어를 주었습니다. 손에 잡힌 복어는 소녀를 가까이서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나보다 더 예쁘군.’
복어는 지지 않으려고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복어의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만하면 됐지?’
이를 본 소녀는 신기한 나머지 ‘까르르’ 웃고는 복어의 배를 손가락으로 콕 찔러보았습니다.
“와 맹꽁이의 배보다 더 큰데.”
신이 난 복어는 더욱 배를 부풀렸습니다. 동그랗던 눈도 더 커졌습니다.
‘뻥’
복어는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