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섬 아이들
지성이와 명근이가 선생님께 심한 꾸중을 들었습니다.
“이 녀석들, 동생을 잘 돌보지는 못할망정 울리고 있어.”
공부가 끝나고 청소 시간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입니다.
“야, 지성이 이리 와 봐.”
“왜?”
“글쎄.”
지성이가 다가오자, 빗자루 질하던 명근이가 쓸기를 멈추고 귓속말합니다. 그러자 지성이의 얼굴에는 장난기 어린 미소가 잠시 흘렀습니다.
“알았지?”
“응.”
지성이가 슬며시 미끄럼을 타듯이 마루를 엉덩이로 밀며 미래 뒤로 갔습니다. 그렇지만 미래는 아무것도 모르고 엉덩이를 하늘로 올린 채 비질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성이가 슬며시 명근이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자 명근이가 눈을 끔뻑거렸습니다.
“아야야.”
미래가 갑자기 빗자루를 떨어뜨린 채 마룻바닥을 뒹굴며 소리를 내어 울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소리가 큰지 교실이 떠나갈 듯합니다. 옆 반 오빠들과 언니들이 그만 놀라 어리둥절합니다.
“미래야, 갑자기 왜 그래?”
“아니, 갑자기 배가 아프니?”
“머리 아파?”
“넘어져서 다리 다쳤니?”
미래는 대답 대신 계속 큰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지성이가 깜짝 놀라 일어섰습니다. 명근이도 덩달아 일어섰습니다. 눈망울이 황소 눈처럼 커졌습니다.
이때입니다. 선생님이 화장실에 가시다 말고 되돌아오셨습니다.
“누구야, 큰 소리로 우는 놈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교실이 떠나가도록 소리치는 녀석은.”
선생님의 큰 소리에도 미래는 울음을 그칠 줄 모르고 더욱 목청을 높입니다.
“어서 일어나지 못해? 창피하게 바닥에서 뒹굴며 우는 놈이 어디 있어.”
미래가 울면서 빠끔히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화가 나신 선생님의 표정에 놀라 일어나 앉았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셔도 꼼짝도 하지 않던 미래였지만 선생님의 표정이 너무나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왜 그래?”
“·······.”
“어디 아프니?”
“······.”
“그럼, 누가 울렸어?”
선생님의 무서웠던 표정이 바뀌면서 상냥하게 물으셨습니다. 미래는 대답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눈물만 찔끔거립니다.
“저어, 지성이가 그랬어요.”
“왜?”
“명근이 형이 하라고 해서요.”
“뭘 하라고 했는데?”
“똥침.”
그러자 명근이가 말했습니다.
“그게 아니고요. 정찬이 보고하라고 했는데요.”
“정찬에게 하라고 했거나 지성이에게 하라고 했거나 마찬가지야. 시키는 녀석이나 하는 녀석이 나 똑같지, 뭐.”
선생님은 우는 미래를 달래 울음을 그치게 하고 명근이와 지성이를 칠판 밑에서 손들고 있게 하셨습니다.
“반성”
그러자 지성이가 눈물을 찔끔거립니다.
“형이 하라고 했는데.”
청소를 끝나고 정찬이와 미래가 돌아갔습니다. 형과 누나들도 점심을 먹는다고 자기 교실로 돌아갔습니다. 교실이 텅 비자 지성이와 명근이 표정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아무도 없으니 심하게 혼이 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모두 눈을 끔뻑이고 있을 뿐입니다. 책상 앞에서 선생님이 하던 일을 멈추시고 고개를 돌리셨습니다.
“반성했나?”
“······.”
“똥침? 더구나 여자한테. 창피한 줄을 알아야지. 남자끼리도 하면 안 되는데 더구나 어린 동생에게, 쯧쯧.”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저도요.”
선생님께서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정말이지?”
“네.”
“손 내려.”
“예, 잘못했습니다.”
“왜 똥침을 하라고 했지?”
“······.”
“너는 왜 똥침을 했지?”
“형아가 하라고 해서요.”
“이 녀석, 형이 죽으라면 죽을래?”
“아뇨.”
“그럼, 시킨다고 아무 일이나 하면 되겠어?”
“······.”
“너는 왜 똥침을 하라고 했어?”
“미래가 똥을 못 눴다고 해서요.”
“그럼, 네가 하지 왜 시키는 거야? 지성이 손에 똥 묻으면 어떻게 하라고.”
“지성이 손가락이 작으니까요.”
“작으면 어떤데.”
“똥구멍이 덜 아플 것 같아서.”
“으하하.”
“별놈 다 보겠네. 그래도 동생이라고 생각은 한 모양이구먼.”
지성이와 명근이도 선생님의 웃음에 안심이 되었던지 빙그레 미소를 띱니다.
“그래, 변비에는 똥침이 최고라던?”
“글쎄요?”
“이 녀석들, 너희들이 생각하기에는 변비에 똥침이 최고일지는 몰라도 남의 변비 고칠 생각은 말아라.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옛말이 있느니라.”
“선무당이 뭔데요?”
“글쎄다. 집에 가면 엄마한테 물어보거라.”
“네, 꼭 물어볼게요.”
아이들은 오늘도 즐겁게 오던 길을 되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