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갯벌로 가자

의섬 아이들

by 지금은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선생님께서 부르셨습니다.

“조금 쉬었다가 우리 갯벌에 가자.”

“왜요, 뭐 잡으시려고요?”

“가보면 알 거다.”

선생님은 카메라를 들고 앞장서셨습니다. 우리들도 병아리처럼 지성이를 앞세우고 키대로 서서 선생님 뒤를 따라갔습니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는 게들이 신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게 좀 봐.”

매일 보는 게인데도 정찬이는 언제나 신기한 듯 바짓단을 접어 올리고 갯벌로 뛰어들었습니다. 한 사람이 앞서자, 하나둘씩 갯벌로 들어섰습니다. 이리저리 줄행랑을 치는 게들을 따라 뒤쫓아 부지런히 잡았습니다. 그릇도 마련하지 않았으면서도 작은 게들을 잡아서 손에 쥐고 선생님께 자랑했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모두 자기 많이 잡으려고 경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한동안 주위를 맴돌면서 우리들의 표정과 모습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으시더니 외치셨습니다.

“게들을 풀어놓고 그만 나오너라.”

우리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선생님을 빼고는 모두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강아지들이·······.”

우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둘러보고 씽끗 웃었습니다. 장난 잘하는 정빈이 형이 개흙을 한 주먹 움켜쥐더니 갑자기 내 얼굴에 문질러 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들은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모두 개흙을 손에 묻혀서 상대의 얼굴에 문질러대기 시작했습니다.

경재가 개흙을 손에 잔뜩 발라가지고 뒷짐을 졌습니다. 그리고 살금살금 선생님 뒤로 다가갔습니다.

“하나, 둘, 셋.”

아이들의 외침과 동시에 경태의 손이 선생님의 얼굴을 문질렀습니다.

“아이고머니나.”

선생님은 뒷걸음질을 치시며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습니다. 선생님의 손바닥에는 개흙이 시커멓게 묻어났습니다.

“이 녀석이.”

선생님이 손을 뻗어 잡으려 하자 경태는 먼 갯벌 쪽으로 달아났습니다. 우리는 어디까지 가도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썰물이 시작된 지 한 시간 정도 되었으니 1·2킬로미터 정도를 더 나가도 안심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선생님이 우리를 보호해 주시니 걱정할 게 없습니다.

우리는 걷고 달리기를 하면서 장난을 치는 가운데 큰 갯고랑 앞에 이르렀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갯고랑을 넘고 싶지만, 선생님이 허락하지 않을 게 분명합니다. 갯벌에 공부하러 나왔을 때마다 이 이상 멀리 가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공부는 정해져 있습니다. 자유시간입니다. 갯벌을 무대로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됩니다.

“오늘은 뭘 할까?”

정수가 물어보자, 성을 쌓기로 했습니다. 어제 도서실에서 책을 읽었는데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가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정수의 말대로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성 쌓기 놀이했습니다.

어느새 밀물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쌓은 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2학년 태석이가 물었습니다.

“아차성은 산성은 알겠는데, 다보탑은 뭐고 석가탑은 뭐야?”

“이 바보, 그것도 모르냐? 경주 불국사에 있는 신라시대의 탑이지.”

“불국사가 뭐고 신라시대가 뭔데.”

“자꾸 묻지 마, 무식하게.”

선생님이 지성이를 보고 말씀하십니다.

“학교에 가서 도서실에 있는 한국의 역사라는 책을 보렴. 만화라서 보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울 테니까.”

선생님의 생각은 다른 데 있나봅니다. 카메라를 열심히 들여다보십니다.

‘애들 사진이 잘 나와야 하는데.’

얼굴에 말라붙은 개흙을 손으로 비비며 우리들은 방죽으로 올라섰습니다. 어제처럼 저녁을 알리는 햇빛처럼 노을이 빨갛게 노랗게 갯벌을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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