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섬 아이들
요즈음은 방학이라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나개 해수욕장이 유명하다고 텔레비전에 알려지면서 갑자기 피서객들이 늘어났습니다. 친척 식구들이 어제 우리 집에 왔습니다. 나는 학교에 가기가 싫었습니다. 모처럼 동생이 왔으니 함께 놀고 싶습니다.
“얘, 동생도 데리고 가서 같이 공부하면 되지.”
“정수를요?”
“그럼, 선생님도 알고 계시는데 뭘.”
할머니의 말씀에 나는 정수를 데리고 학교에 갔습니다.
“선생님, 우리 하나개로 가면 안 될까요?”
“안 되지.”
우리들은 하나개로 가고 싶었지만, 선생님을 따라 가까운 학교 앞 갯벌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기분이 내키지 않았어도 게를 잡으면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게들이 하나개 갯벌보다 훨씬 많습니다.
“많이 잡을 생각하지 말고, 관찰을 잘해야 한다. 기어다니는 모습이나 숨는 모습, 자기들끼리 노는 광경도 눈여겨봐야지.”
“왜요?”
“몰라서 묻나? 공부하러 왔으니 그렇지.”
우리들은 선생님의 말씀과는 달리 게의 관찰보다 잡는 데 더 열중했습니다. 욕심쟁이 명근이는 주전자로 가득 차게 잡았습니다.
정수는 갯벌로 들어올 생각은 하지 않고 빈 주전자만 들고 밖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정수를 보고 들어가서 함께 잡아보라고 했지만, 흙을 묻히는 것이 싫은지 게를 만지는 것이 무서웠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을 한 번 힐끗 쳐다보고는 그냥 서서 구경만 했습니다. 정수의 마음이 변했을까요. 게잡이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갯벌로 들어왔습니다. 아마 우리들이 게를 잡을 때마다 소리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모릅니다. 갯벌로 들어온 정수는 옷이 엉망으로 되어버리고 얼굴에 개흙이 튀는 줄도 모르고 게를 따라다녔습니다. 더구나 땀이 나자 흙 묻은 손으로 얼굴의 땀을 닦으니, 말이 아니었습니다. 얼굴에 개흙이 덕지덕지 붙어 그 하얗던 얼굴이 깜둥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게가 하나씩 늘어나자, 정수는 게를 잡을 때마다 신이 나서 소리쳤습니다.
“나도 잡았다. 또 잡았다.”
게를 잡은 손을 하늘로 추어올리며 자랑했습니다.
“인제 그만 나와요.”
선생님이 소리칠 때였습니다.
우리들이 게를 잡은 통들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갑자기 정수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야야.”
조금 큰 게의 앞발에 손가락을 물렸습니다. 옆으로 다가오던 정찬이가 재빨리 게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조심스레 떼어냈습니다. 정찬이의 물린 부분은 벌겋게 물들었고 이내 울상이 되었습니다. 정찬이가 정수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자, 선생님이 정찬이의 손가락을 만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역시 대장부는 다르군, 아플 텐데 울지도 않고. 나중에 대장 되겠는데.”
선생님은 엄지손가락을 올렸습니다. 정수는 울상이 되면서도 아픈 손가락을 꼭 쥐고 참느라고 애를 썼습니다.
“야, 정수 최고다!”
“맞아, 정수 최고야.”
“정민이 같으면 벌써 울었을 텐데 말이야.”
육 학년 형인 정민이가 씽끗 웃으며 정수를 안아 방죽 위로 올려놓았습니다. 모두가 갯벌에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해서 얼굴과 옷이 엉망이 되었지만 즐거웠습니다. 그중에도 정수였습니다. 게에게 물리기 전까지 게를 잡으면서 신나서 주전자를 들고 나를 쫓아다녔으니까요.
이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언제 보아도 게는 왜 옆으로만 달아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 지금 물어볼까?’
그만두겠습니다. 물어보나 마나 학교에 가서 책을 찾아보거라 하실 게 분명합니다.
‘쉽게 안 것은 쉽게 잊어버린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