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음의 미학 1
낙엽을 태운다
맑간 구수한 냄새.
피천득 선생의 수필 중 '낙엽을 태우면서'가 생각난다.
내 어릴 적 고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잎 두 잎 누울 자리를 찾는가 했는데 켜켜이 쌓이는 낙엽 무더기.
우리 집 마당가의 감나무는 하나의 지구다. 잎이 세계의 인구수보다 많은 게 분명하다. 새벽, 떨어진 낙엽을 쓸다 보면 서늘하던 목덜미에 땀이 매달린다.
모깃불을 놓듯 낙엽을 태운다. 가을이 나를 감싼다. 콩 볶는 냄새난다, 커피 냄새도 난다. 너무 많은 냄새, 피천득의 개암 냄새 기억할 수 없다.
오색 단풍 늘어놓았다. 아직도 고향의 깊은 냄새 살아있을까?
라이터 대신 아끼는 성냥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