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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29. 많다 20210711

by 지금은

세계의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이나 가지 수도 많습니다.


나무지기, 산지기, 도지기, 등대지기, 옆지기(아내), 마을지기…….


생활 수준이 높아져서인가. 아니면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서인가.


생명지킴이, 안전지킴이, 건강지킴이, 의약품 지킴이, 아동 지킴이, 문화재 지킴이, 산불지킴이, 5 대강 지킴이……


웬 지킴이가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복장을 갖추었습니다. 어깨띠를 둘렀습니다. 거리를 어슬렁거립니다. 안전지킴이, 아동 지킴이, 주로 나이 든 분들입니다. 그들은 오히려 지킴을 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뭔가 해보겠다는 마음이 대단합니다. 조금은 엉기적거리는 모습이 보이지만 통일된 복장이 화장을 대신했습니다.


‘지기는 뭐고 지킴이는 뭔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봄이’는 또 뭐가 다른가. 그 원하는 남북통일은 먼데 언어의 통일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있는 것도 지키기 어려운데 웬 족보도 없는 말을 수없이 만들어 내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딱히 갈 곳도 마땅치 않은데 웬 지킴이는 그렇게 많은지. 그 많은 돌봄이와 지킴이가 있지만 정작 나를 안아줄 사람은 누구인가.


나 자신 아니면 옆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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