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내일을 꿈꾸며 20230123
오늘에 감사하며 두 손을 모읍니다. 잠시 감사를 생각합니다. 아내와 마트에 갔습니다. 즉석 빵을 사서 먹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빵 맛이 좋네.”
“금방 구워낸 것이라서, 시간을 잘 맞추어 왔어요. 발이 효자예요.”
“뭐, 당신 덕분이지.”
돌아오길 눈 쌓인 둔덕에 펠리컨 사스의 빨간 나무 열매가 햇살에 반짝입니다. 추위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 맞춤을 합니다.
‘참 곱다.’
나는 신호등 색깔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태양을 한 번, 열매를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습니다. 추우면서도 포근함을 느끼는 오후입니다. 손에 낀 검은 장갑이 따스해집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는데…….’
어둠이 내렸습니다. 눈을 떴다 다시 감았습니다. 내일이 찾아오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흔히 특별한 것을 기대합니다.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에이 일등 복권이라도 한 장.’
어쩌다 보니 익숙한 것이나 조그만 것에는 마음이 가지 않습니다. 그날이 그날이지 뭐 하는 생각에 사는 게 재미가 없습니다. 갑자기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보는 것, 들리는 것, 만나는 것들 모두가 재미가 없습니다. 지루한 일상이라는 생각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우울한 생각이 듭니다. 우울증 환자라도 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에 더 우울해집니다.
자기 점검이 필요합니다. 주변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우선 나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나의 삶이 무의미하고 재미없는 것인가, 남과 비교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과 견주어 보면 허탈감만 가져올 수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어제보다 오늘이 낫겠지, 오늘보다 내일이 낫겠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희망으로 산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이 없으면 좌절이고 죽음입니다. 나를 바꾸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를 모색하고 하루하루의 다름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어제 아침과 오늘 아침이 다릅니다. 지금이 한겨울이지만 어제의 날씨와 오늘의 날씨가 다릅니다. 오늘 점심때 날씨는 영상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내일은 영하 12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분명 같은 겨울이 아닙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지루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것보다는 작은 것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습니다. 나는 요즘 공을 찹니다.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매일 만 보를 걷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루할 때가 있습니다. 보완책으로 무엇을 할까 하다가 집에서 잠자고 있는 공을 발견하고는 이거야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나는 공을 차는 기능이 부족합니다. 그동안 재주가 없다고 소홀히 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공을 가지고 어린이 놀이터로 갔습니다. 추위 때문인지 아이들의 출입이 없습니다. 사방이 얕은 벽으로 막혀 공을 차기에 좋습니다. 실수해도 차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되돌아옵니다. 처음에는 공이 제멋대로 튕겨 나가더니만 요즘은 발끝에서 노는 경우가 점차 늘어납니다. 30여 분을 갖고 놀자, 처음으로 몸이 후끈 달아오르며 속옷이 축축해졌습니다. 샤워합니다. 처음에 쏟아지는 차가운 물을 맞으면서도 차갑다기보다는 마음이 상쾌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그만큼 건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혼자 미소를 짓습니다.
요즘은 거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찌푸린 얼굴에 놀랐습니다.
‘어쩌다 내 표정이 이렇게 된 거야.’
아, 이, 우, 에, 오, 개구리 뒷다리……를 해보았지만, 별수 없습니다. 입술이 처진 채 심술궂고 화난 얼굴입니다. 손거울을 책상에 놓고 들여다보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됐나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미소도 웃음도 습관입니다. 몰입입니다. 내가 수영에서 발차기를 잘하기 위해 자기 암시를 했습니다. 성공입니다. 표정도 이에 대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수시로 웃는 표정을 그립니다. 사진을 보며 흉내 냅니다. 아기의 방글거리는 얼굴을 떠올립니다. 혼자 까꿍 놀이도 해봅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주로 눈과 입을 봅니다. 혼자 미소 짓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미소를 지어봅니다. 어느 순간 입속으로 말려들어 간 입술이 엷게 나타났습니다. 입꼬리가 조금 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서너 달 사이에 일어난 결과입니다.
오늘의 작은 생각이, 작은 행동이 내일의 희망입니다. 내일이 곧 오늘이 됩니다. 따스해서 좋고 추우면 추워서 좋습니다. 하늘이 맑으면 해를 보아서 좋고 비 오면 우산을 쓸 수 있어 좋습니다. 작은 일에 관심을 두고 변화를 살펴보면 오늘이 즐겁고 내일이 기대됩니다. 누군가는 호떡 하나에 기쁨이 있고 누군가는 진수성찬에도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 안에 나의 작은 변화를 찾는 습관이 들면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무엇이 나를 기다리겠지요. 삶이란 죽을 때까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내일의 꿈이 허탕이라도 내일을 기대해야 합니다. 그마저도 어렵다면 복권을 한 장 사시지요,, 일주일이 즐거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