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28. 생각의 차이 20230126

by 지금은

동화 한 편을 투고하려고 보관함을 뒤졌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누군가의 시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어디엔가 잘 있겠다고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잠시 한가한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밤이 되어서야 차분한 마음으로 보관함을 찾았습니다. 없습니다. 휴대용 메모리 카드를 뒤졌습니다.


‘어디엔가 있을 텐데.’


며칠을 두고 반복해서 있을 만한 곳을 뒤졌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에는 여행 사진을 몽땅 날려버린 일이 있습니다. 마무리된 파일을 보관하는 외장 하드입니다. 내가 정리한 것들은 최종적으로 이곳에 모입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확인했지만,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속상한 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나에게 이런 일이…….’


글쓰기 모임에서 실수로 원고를 날려버렸다고 했습니다. 제 일이 아니니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들이 걱정해 주는 눈치가 아닙니다. 옆에 사람이 말했습니다.


“날린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뭔가 좀 부족하다고 다시 써보라는 신호라 생각하시 지요.”


속상하지만 다시 써보라고 합니다. 앞서보다 분명 좋은 글이 탄생할 거랍니다. 하지만 막막합니다. 없어진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려니와 제목만 기억될 뿐 내용도 가물가물합니다.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그림책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도내용을 살펴보니 초보자도 적응할 수 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곧 신청하고 싶었지만, 신청날짜가 일주일 남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선착순 등록이라기에 잊지 않기 위해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고 시간까지 기록했습니다,


‘이를 어쩌지요.’


날짜를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달력을 눈여겨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이미 마감이 되었습니다. 대기자 예비 등록이 있어 접속했지만, 그마저도 마감 전입니다. 겨우 등록을 마쳤습니다.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때 순서에 의해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입니다. 숫자가 좋아 기대를 했는데 다섯 번째 사람까지 만입니다. 꼭 하고 싶었는데 낙담하고 말았습니다.


“뭘 그래, 내년이 있는데.”


마음이 유하고 낙천적인 사람입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지나가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사소한 일들이 알게 모르게 지나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행은 어떻고요. 발칸반도 3국을 둘러보기로 했는데 출발을 며칠 앞두고 대상포진이 엄습했습니다. 내가 같이 가자고 부추긴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답을 얻었는데 일정이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상항이 심각해서 한동안 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여행사에 부탁해서 겨우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빚을 진 셈입니다.


안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만 출발하려니 코로나19가 엄습했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길이 막혔습니다. 통제 기간이 길어지자, 여행사에서는 위약금 없이 예약금을 환불해 주었습니다.


속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일이 아닙니다. 나만 아프다는 생각에 푸념하며 병원에 갔더니만 우리 고장 사람 모두가 온 느낌입니다. 웬 환자들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서로 아픈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내가 위안받으려다가 오히려 상대를 위로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피부 종양이 악성이라 언제까지 치료받아야 할지 기약이 없다고 합니다. 나의 경우 회복을 위해서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병원에 빨리 와서 불행 중 다행이라는 의사의 이야기에 위로가 됩니다.


병원에 갈 때와는 달리 집으로 돌아올 때는 내 몸에 대해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시다.”


종교 지도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죽을 만큼 아팠던 사람들, 죽을 만큼 마음고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작은 일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낮은 곳을 바라보는 지혜입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걸을 수 있어서 고맙고,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고 굶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오늘부터는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세상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책의 한 구절을 되뇝니다. 긍정의 힘입니다.


‘이 것 밖에 없어서 가 아니라 아직도 이만큼이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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