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1년여 전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다.
단순히 내가 기록하는걸 포트폴리오처럼 기록으로 남겨서 "저는 이제껏 이런 공부를 했습니다."라는 일종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처음에는 단지 컬렉션 리뷰로 시작해서 스트릿패션 사진, 룩북, 화보 등으로 범위를 점차 넓혔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내가 팔로잉 하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왈, 자신의 제일 처음 포트폴리오는 페이스북 페이지 였다는 답변을 보았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에 맞는 사진들을 모았다는 것이였다.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사진들은 그냥 종종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정도였다. 그래서 나도 블로그말고 새로운 곳에 나의 취향을 담은 사진을 담아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이미 하던 것들이 있어서 새로 메뉴를 만들어 하기가 싫었다.
Tumblr을 선택했고, 그 동안 저장해놓은 사진과 동영상을 업데이트 했다. 어떻게 보면 약간의 선정적인 사진과 동영상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떤 브랜드의 캠페인 영상이며 룩북이였을 뿐. 나는 그저 패션을 예술로서 받아들였는데 Tumblr는 그러지 못했다. 선정적인 게시물이 있다고 포스팅을 거부했고 거기서 실망을 했다.
Tumblr는 세계적인 웹사이트이며 한국의 웹사이트도 아니기에 개방적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유교의 영향을 받은 한국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다.
현재 사회를 이끌어가는 많은 기성세대들은 가리고 조신한 것을 당연히 여긴다.
최근에 새롭게 생긴 취향의 사진들은 (내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사진들이다.
외국 잡지(Vogue Ukraine, paris 등)와 외국포토그래퍼의 사진을 보다보니 인체의 아름다운 곡선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사진들이 많았다.
처음 보는 순간 선정적이다는 생각 보다는 아름답고 매혹적이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Tumblr의 일화를 소개하고 사진을 보여줬더니 그럴만 하다는 얘기를 했다.
왜 예술을 예술로, 그 자체로서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조금은 이해하지 못했다.
Tumblr 사건을 이후로 인터넷상의 어디에 내 취향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꺼려진다.
또 선정적이다는 이유로 포스팅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저 사진의 분위기와 인체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이 글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과연 브런치는 나의 취향을 받아들여줄 것인가.
있는 그대로 아름다움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다.
Photo by mikael jansson
From : www.mikaeljanss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