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 VS 강북삼성병원
수술 날짜를 잡기 위해
입원했던 신촌세브란스를 찾았다.
태안에서 아버님도 올라오셨다.
오전 10시 50분 진료 예약이었는데
담당 교수님이 너무 바쁜 분이셔서
대기가 엄청 길었다.
1시간가량 지났을 때
어머님의 이름이 불렸다.
그간 집에서 있었던
증상들을 말씀드렸다.
1. 손발에 땀이 많이 남
2. 오른쪽 어금니 쪽 마비가 2회 있었음
3. 오른쪽 마비 정도가 퇴원 전보다 약간 심해짐
4. 저녁에 잠들기 전에 머리 조임 정도가 퇴원 전보다 심해질 때가 있음
5. 어지러운 정도가 심해져 2회 넘어질 뻔함
6. 아침에 일어나면 1~2시간 정도 멍하고 정신이 없음
그런데 담당 교수님은
다 겪는 일이라며..
당연한 일이라며...
수술 가능한 일정은
약 1달 반 뒤쯤 3월 20일이라고 했다.
아버님께서 수술 날짜를
더 당길 수 없냐고 물으셨지만..
전에도 설명했다시피 너무나도 어렵고
긴 시간이 필요한 수술이기에..
쉽사리 날짜 잡기가 힘들다는 설명..
기존 환자들이 퇴원하거나..
안타깝게 돌아가시지 않는 이상...
당겨지진 않을 거란 말을 하면서
같이 뇌종양 관련 논문을 쓰고 연구했던
강북삼성병원의 교수님을 추천해 줬다.
거기로 가면
더 빨리 수술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시부모님은 신촌세브란스에서
수술받고 싶다고 했지만,
고통을 줄이려면
하루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결정하면 소견서를 써 줄 테니
더 얘기해 보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대기실에서 시부모님의 의중을 물었다.
강북삼성병원에 가서
진료 보고 온다고 해서
거기서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얘기 한 번 듣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
나는 담당 교수님의 소견서를 받고
바로 강북삼성병원에 전활 걸어
제일 빠른 상담 시간을 잡았다.
일주일 뒤
강북삼성병원은
신촌세브란스와 비교될 정도로
너무나 한가했다.
MRI 검사 결과를 전달하고 기다렸다.
진료 대기 인원도 없었는데
자료가 너무 많아 업로드되는 게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렇게 대기를 하고
소개받은 교수님과 마주했다.
MRI 검사 결과를 보더니
마찬가지 반응...
너무나도 어렵고 신경외과 의사들이
꺼리는 수술이라는 것.
이것저것 증상을 물어보고
수술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너무 잔인했다.
기억에 남는 건 기저동맥이라는 굵은 혈관이
종양에 붙어 있댔나..
그걸 수술하다가 스치기만 해도
온몸에 있는 피가 10초 내에 다 빠져나가서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어머님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나 같아도 무서울 만..
환자의 알 권리가 있다곤 하지만..
너무 적나라하게 말해서 무서웠다.
여하튼 그가 가장 빨리 잡을 수 있는 수술 날짜는
2월 27일인데, 한 달 정도 빨랐다.
그는 두 번을 나눠서 수술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만큼 오래 걸리고 어려운 수술이기에
1차로 귀 쪽으로 들어가서 뼈를 깎아내고 종양 제거
2차로 뇌간 쪽에 붙은 종양을 제거하겠단 계획.
신촌세브란스에서는
청력을 포기하고 1번의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는 청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비인후과 교수와 협진해 2번의 수술을 계획한다고 했다.
2차 수술은 3월 3일로 잡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3월 20일까지 기다렸다가
신촌세브란스에서 1번의 수술로 끝내느냐
조금 빠른 2월 27일에 강북삼성병원에서
수술을 2번 나눠서 할 것이냐..
일단 이비인후과 청력 검사 예약을 잡고
진료실을 나와 간호선생님에게 입원 설명을 들었다.
나라에서 90% 의료비를 지원해 주는
산정특례 보험도 들었다.
그런데 어머님은
수술을 두 번이나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수술 부작용을
너무 적나라하게 말한 교수님도 마음에 들지 않고
우리가 병원비 정산과 보험 등록하는 그 순간에
그 교수님이 엘베 앞에서 힐끔 쳐다보며
다른 의사와 속삭이는 모습을 보고
없던 정도 떨어진다고
신촌세브란스에서 수술받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일단 더 고민하기로 했는데
시누와 남편은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는
강북삼성병원을 원했고
아버님은 어머님과 같은 의견.
결국
신촌세브란스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만약
강북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지금 내 인생이
우리 가족의 인생이
달라졌을까?
가끔 상상을 해본다.
수술이 잘 돼
우리 부부가 아이도 낳고
시부모님 모시고
남들처럼 여행 다니는 상상..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