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밤을 지새우고...
간병인이 도망가거나,
간병인이 개인적인 일이 있을 때,
나는 혼자 시댁에 가곤 했다.
뭐, 삼시세끼 차리기라든지
약 챙기기,
화장실 모셔다 드리기,
놀이해드리기,
햇빛 쬐러 나가는 등 운동 부축하기.
뭐 이런 건 괜찮았다.
그런데 제일 곤욕이었던 건,
어머님 옆에서 자는 거였다.
한 침대에서...
시댁은 전원주택이긴 하나
아버님이 다시 지을 생각으로 대충 지은 집이라
거실, 주방, 방 두 개, 화장실 하나뿐이다.
아버님과 두 분이서 지낼 땐
보통 어머님이 안방,
아버님이 작은방에서 각각 주무시는 듯했다.
새벽에 어머님이 화장실 가고 싶으면
아버님께 전화해서 불러 가곤 했단다.
그런데 내가 왔으니
어머님 옆에서 같이 자라는 것.
우리 엄마랑도 같이 안 자는데,
어머님 옆에서 자라니 너무 불편했다.
나는 코도 골고 몸부림도 심한데
혹여 어머님의 잠을 깨울까 봐 걱정도 됐다.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어머님한테선 뭐랄까 이상한 냄새가 났다.
옆에서 자는 게 너무 곤혹스러웠다.
게다가 나는 보통 새벽 1시, 2시쯤 자는 게 일상이라
밤 11시쯤 주무시는 어머님과 함께 들어가
침대에 누우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조금 잠이 들었다 싶으면
어머님이 날 깨워서 땀에 옷이 젖었다며
갈아입혀 달라고 하시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셨다.
비몽사몽 한 채로 어머님을 부축해
화장실에 가서 바지와 속옷을 내려드리고
변기에 앉히는데,
소변을 누고 닦고 물을 내릴 때
숨을 참지 않으면 잠이 확 깨버린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눕혀드리면
나는 또 눈만 끔뻑…
휴대폰도 못 보고 그냥 양만 센다.
그래서 어느 날엔,
어머님이 주무시고 나면 장롱과 침대 사이
한 몸 겨우 누울 수 있는 바닥 공간에
조용히 내려가 이불을 반 접어
반은 깔고 반은 덮고 쪽잠을 자곤 했다.
그냥 나도 거실 소파에서 자고,
어머님이 화장실 가고 싶을 때
전화하시면 안 되냐고
턱끝까지 말이 차올랐지만
서운해하시겠지.
남편이랑 함께 가면 거실에서 자도 되는데,
혼자 가면 왜 꼭 어머님 곁에서 자야 하는지.
언젠가는 말해야지 싶다가도,
그냥 이제는 안방 바닥에서 자는 게 편해졌다.
그래도 코 골까 봐, 뒤척일까 봐
편히 잠들 수는 없었다.
어쨌든,
시어머님과 한 침대에서 자는 건
정말 못할 짓이다.
혼자 시댁을 안 가는 게 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