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환자가 깡시골에 가면...

자연은 모든 병을 낫게 하지 않는다

by 졔자까

회복기 재활병원은

수술이나 응급치료를 마친 환자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집중 재활을 받는 곳이다.


다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대부분 최대 6개월까지만 허용된다.


치료비를

지원해 주는 기간도 딱 6개월.


그 이후엔

전원 하거나 퇴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춘혜재활병원에 입원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가자..

우리는

시어머니의 거처를

결정해야 했다.


그런데 문득..


뇌종양 수술이 잘 됐다면,

종양을 완전히 제거했다면,

6개월간의 재활치료가

지금쯤 의미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의 상태를 보면

재활치료가 정말 도움이 됐는지

솔직히 의문이다.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정말 조금...

아주 조금...

말을 덜 어눌하게 하거나

부축하면 일어설 수 있다거나

숟가락을 쥐어주면

혼자 떠먹을 수 있는 정도.

(물론 수전증처럼 심하게 손이 떨리긴 하지만)


그래서

다른 재활병원을 알아볼까?

싶다가도

의미가 있나


우리 집에 모실까?

시누가 큰집으로 이사해서

모시는 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은 아버님이었다.

그래

남편이 아내를 돌보는 게 맞지.


그렇게 시어머님은 퇴원 후

아버님과 함께

태안 시골집으로 들어가셨다.


남들은 말했다.

공기 좋은 데서

요양하면 건강해진다고.


귀촌하고 싶어도 못하는 판에

잘됐다고.

복 받았다고.


하지만

도심을 좋아하는 어머님은

끝까지

아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하셨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그렇게

어머님의 시골살이

다시 시작됐다.


초반에는

시누와 내가

격주로 주말마다 내려가

어머님을 케어했다.


그러다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간병인을 구했다.


하지만

어머님은 날이 갈수록

조금씩,

쇠약해지셨다.


재활병원에서

매일 운동하며 어렵게 키운 근육.


시골집 소파에

하루 종일 앉아만 계시니

금세 빠질 수밖에 없었다.


혼자 걸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점점 사라졌다.


일주일에 두세 번,

서산 큰 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다니지만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재수술이 답일까.


어느 날,

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밥은 드셨어요?

운동은 잘하고 있죠?

짧은 안부를 물었다


그러다 갑자기

짹짹짹, 새소리가 들렸다.


"새소리 들리네요,

기분 좋으시죠 어머님?”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


“나는 새소리 듣기 싫다.

초록 나뭇잎도 보기 싫다.

나는 자동차 클락션 소리가 좋고

높은 빌딩이 좋은데

너희 집에 가고 싶다.”


잠시,

아무 말도 못 했다.


2초 정도,

정적.

그리고 말했다.


“어머님,

저 갑자기 전화가 와서요.

다음에 다시 드릴게요.”


그리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쩌지...


어머님의 시골살이,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병을 더 악화시키는 건 아닐까.


우리 집 근처

요양병원을 다시 알아봐야 하나

그런 고민만

자꾸 쌓여간다.


작가의 이전글간병 안 하니 오히려 더 불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