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인 건가
26년 1월 21일 수요일 오전 8시.
뇌종양 2차 수술이 잡혔다.
원래 7일 수요일이었는데
교수님이
어머님 수술에만 집중하고 싶다.
더 연구가 필요하다.
뒤에 수술 없는 날로 바꾸자고 해서
미뤘다.
(개구라인 건 수술 끝나고 알게 됐지만ㅋ)
여하튼 이틀 전인 월요일에 입원했다.
몇 가지 검사들을 해야 한단다.
시누가 시간이 안 돼
저녁 7시 출근인 내가
시누가 퇴근하면 교대하기로 하고
어머님과 병원으로 향했다.
익숙한 병동.
3년 전과 동일한 곳이었다.
이번에는 1~2인실은 쓰지 말자고
가족끼리 합의해 4인실로 입원했다.
다행히 창가 자리.
답답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간병인 보험을 들었다.
수술 후에 상황 보고 부를 예정이라
수술 전에는 시누가
어머님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다시 자라난 종양과
기존에 있던 종양을 함께
제거하는 뇌수술..
남편과 시누, 나는
최악까지 생각했다.
왜냐, 교수가 과거 자기 실수로
테이블데스 난 사례까지
언급했기 때문.
그만큼 위험한 수술이라며
겁을 줬다.
그렇게 수술 당일
새벽 6시에 수술실로
올라간다고 해,
우리 부부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수술 전에
어머님 얼굴을 뵐 수 있었다.
어머님도
긴장된 얼굴이었다.
한번 해봐서
어떤지 알아서
더 두렵단다.
그렇겠지
우리는 모르니까.
여하튼 그렇게 수술방에 보내고
남편과 시누, 나는
우선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빠르면 오후 3시,
늦으면 밤늦게 끝날 수 있다고 했다.
오전 9시 수술이
시작됐다는 문자가 오고
1시간마다 연락이 왔다.
이틀 못 씻은 시누는
집에 다녀온다며
오후 2시에 만나기로 하고
찢어졌다.
그렇게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 3시가 됐는데
수술 중이라는 문자가 안 왔다.
뭐지?
오후 3시 반.
수술이 끝났다고 문자가 왔다.
중환자실로 곧바로 갔다.
가족 대기실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러더니 어느 젊은 의사가 와서
수술은 잘 끝났고
마취에서 깨어나시긴 했는데
감각 신경이 둔하다는 얘기.
마취가 덜 풀려서 그렇다는데
일단 살아서 나오신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라서
중환자실에
이틀은 계셔야 한단다.
그렇게 뵙지는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낮 12시에 15분간
보호자 1명만 면회가 가능해
남편만 어머님을 뵙고 왔다.
간호사들이
어머님 밥 먹이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단다.
거울 달라
휴지 달라
안경 달라
미원 말고 밥 먹고 싶다
투덜투덜
남편이 먹여주니
군말 없이 드셔
신기하다 했단다.
쉽지 않은 걸 알지ㅋ
섬망 증상이 심하다고 했다.
그 역시
중환자실이라
그런 걸 수도 있다며
지켜보자셨다.
그날 저녁
다음 날 일반 병동으로
옮기자며 연락이 왔다.
시누가 시간이 안돼
우리 부부가 가게 됐는데
보통 오후에 병실이 나니까
오후 1시쯤 출발할 생각이었는데
오전 11시쯤
당장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 생각엔
밥 나오기 전에 보낼 생각인 듯했다.
그런데 차가 너무 막혀서
점심시간에 애매하게 도착했다.
그래서 중환자실 복도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
늦는다고 미리 좀 알려주지..
찬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어머님이 보였다.
아들, 며느리 왔다고
했는데도
웃질 않으셨다.
알아는 보시는 것 같은데
비몽사몽 한 표정.
그렇게 일반 병동에 왔는데
문 앞자리였다.
창문이 없어도 넓어서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어머님 수술 부위가
오른쪽 뒷머린데
우리랑 대화하려면
병변 부위가 닿아
쳐다볼 수가 없었다.
자리를 옮길 수도 없고
결국 침상을 뒤집음..ㅋㅋ
그러니까 콘센트 있는 쪽에
머리를 대야 하는데
커튼 있는 쪽으로
머리를 향하게 한 것.
어쩌겠는가...
어떤 간호사는
피 뽑기 힘들다며
타박했다.
어쨌든 화장실 가기는 편해졌는데
문제는
음수량, 소변량을 다 체크해야 했다.
오줌통을 어떻게 사용했더라..
기억을 더듬었다.
우선 어머님을 휠체어에 앉히고
화장실로 향했다.
오줌 받이를 변기에 두고
어머님을 앉혔는데
자꾸만 변기에 빠졌다.
어머님은 몸을 못 가누니
나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어
나는 어머님을 부축하랴
오줌 받이를 변기에서
다시 꺼내서 고정하랴
땀이 줄줄 났다.
하..
오줌량을 어찌 체크해야 하나ㅜㅜ
그냥 변기 뚜껑 다 닫고
오줌받이를 올려서
거기 앉으시라고 했다.
넘어질까 봐
양손은 내 목 뒤에 감싸게 하고
나는 어머님 허리를 잡고
포옹하듯..
오줌을 뉘었다..
그렇게 다시 침상에 눕혀드리고
받은 오줌을 오줌통에 넣고
양을 체크하고 버렸다.
옛 생각에 살짝 눈물이 났다.
기저귀가 나은가.
여하튼
그날 저녁.
간병인이 왔다.
하루 15만 원.
케어네이션 앱에 등록하면
보험회사에서
그대로 15만 원을 돌려준다.
얼마나 다행인가.
일단 2주 계약한 간병인은
어머님보다 3살 많으셨다.
본인 엄마가 치매를 앓아서
간병에는 자신 있다고 했다.
체격도 있으셔서
믿을만했다.
어머님한테 당부했다.
3년 전처럼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안 돼요.
아줌마라고 하지 말 것!
돈 벌러 온 거 아니냐
나한테 집중하라는 말 하지 말 것!
휴식 시간 줄 것!
밥 먹은 시간 줄 것!
호구조사 하지 말 것!
제발
2주만이라도 버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