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또 간병

간병인이 나갔다

by 졔자까

간병인을 2주간 고용했다.

그럼 하루 정도

유급 휴가를 줘야 한단다.


원래 시누가

하루 간병하기로 했는데

독감이랜다.


아니

옆자리 직원이

독감에 걸려서

혹시 모르니

나더러 해달란다.


어쩌겠는가


프리랜서인 내가 해야지.


여하튼

간병을 하루 하게 됐는데

3년 전이 떠올라

전날부터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남편은 왜 짜증 내냐

그러는데

왜라는 건 없다

그냥

그냥

심적인 부담


수술 후

철심 때문에

머릴 못 감은 어머님.


어머님 왈

간병인은 무섭다며

원래 시누더러

와서 머릴 감겨달라 했단다.


내가 당첨..


그래서

샴푸랑 바디워시 사서 갔는데

다행히

오전에 머리 사진 찍어야 해서

간병인이 감겼단다.


여하튼

내가 오자마자

간병인은

인수인계도 없이


점심에

보호자식으로 나온

감자탕을 안 먹었다며

나더러 먹으란 소리만 하고

후다닥 떠났다.


4인실인데

문 앞이라 불편했다.

공용 세면대가

우리 침실 앞에 있어서

다들 들락날락.


보호자 침대를 펼치면

툭 튀어올 정도로 좁았다.


다른 간병인들이

왜 이렇게 튀어나오냐며

들리게 불만을 표했다

어쩌겠는가


여하튼 그렇게 어머님과

시간을 보내게 됐는데


과거에 비하면 천국.


어머님은 생각보다

너무 멀쩡했다.


4인실 사람들 중

제일 정상이었달까.


뇌수술한 젊은 딸을

간병하는 엄마


섬망 증상 있는

엄마를 간병하는 딸


조용한 팀

(간병인인지 가족인지 모름)


어머님과 나


이렇게 4팀이 있었다.


보통 저녁 먹고

9시면 다들 자는데


이 방은 이상했다..


어수선하고

시끄럽달까...


낮에는

찬송가와 불경이 동시에 들렸는데


어머님은

발라드 팝송 파라서


3가지 음악이 콜라보를 이뤘다ㅎ


희한했다.


여하튼 저녁을 먹고 나서

자려는데..


우당탕탕 소리가 났다


어머님 옆

젊은 여자 환자의 침대가 무너진 것.


밤 10시경에

재활병동 도우미와 간호사들 총출동


침대를 통째로 바꾸고

일단락 됐는데


섬망 환자가 말문이 트였다


여긴 어디야

내가 왜 여기 있어

속옷 입혀줘

기저귀 싫어


등등


했던 말들을 반복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밤 11시

조용해졌다.


이제 잘까 했는데


어머님이 화장실을 가고 싶단다.


불 다 껐는데ㅜ


휠체어를 가져와서

어머님을 일으켜

휠체어에 태우고

밖으로 나갔다


여긴 화장실이 안쪽에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옆

환자가 깰까 봐 나다.


여하튼 화장실 다녀오고

밤 12시쯤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보호자 침대는 너무 좁고

딱딱해..


그렇게 선잠을 자고

새벽 6시.


또 옆자리에서 우당탕


눈을 떴다.

어머님도 깬 모양.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식전 약을 챙겨드렸다.


아침밥이 나왔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먹여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똥찌린내가 났다.

옆 침대였다.


하..


진짜 토 나올 것 같았다.


아무 소리 없이

똥을 치우는 것 같은데

하...

냄새 나서 티가 안 날 수가 없는데


밥 먹는데 미안하다

한마디가 힘든가.


너무 짜증이 났다.


어머님은 다행히

코가 막힌 건지

잘 드셨는데

너무 힘들었다.


나도 아침밥은 먹으려 했는데

도저히 젓가락이 가지 않았다.


어머님 양치 시켜드리고

잠시 쉴까 싶었는데


옆 침대 환자가 또 똥을 지렸다.


그녀의 엄마가 간병 중이었는데

너무 힘들다며

앞 환자 간병인에게

울분을 토했다.


힘들겠지


3년 전

어머님도 그랬는데...


지금은

이만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여하튼 오후 2시에

간병인이 와서 교대를 했다.


2주간 더 해주신다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게 어머님을 맡기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다음 날

시누에게

간병인이 하소연했단다.


어머님이

간병인에게 닥치라고 했단다.


이밖에도 욕도 많이 했다며

못하겠단다.


앞뒤 사정은 모르겠다.

하..

참으시지 좀..


어머님이 괜히 그랬을 리는 없고


우선 설 전까지

한 주만이라도 해달라고 사정했다.


간병인은 한숨을 내쉬며

알겠다고 했고


시누는 어머님을 달래려

면회를 갔다는데


닥치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여하튼 설 연휴 시작되는 주.

오늘부터 내가 또 간병 시작이다.


파이팅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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