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같은 남의 편

나 : A형, ESFP 남편 : O형, INTJ

by 졔자까

나와 남편은 6살 차이가 난다.

연애할 땐

서로 성향이 정반대인 걸 몰랐다.


나와 남편은 직장 동료로 만나

어쩌다 술친구가 되어

2016년 11월 16일에 연애를 시작,

2019년 11월 30일에 결혼을 했다.


남편은

쉬는 날 집에 누워서

TV만 보고 싶어 하는 집돌이


나는

쉬는 날 카페라도 가서

사진 찍고 놀고 싶은 집밖순이


남편은 나를 꼬시기 위해

외향인인 척한 것이었다.


결혼 6년 차인 지금

나도 집순이로 물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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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외식하자"

"00 어때?"

"좋은데, 오늘 열었어? 몇 시까지 한대?"

"열었겠지~ 가보자! 지금 운영 중이라고 떠"

"닫았을 수도 있잖아? 전화해 봐"

"오빠가 좀 해! 나 하루 종일 전화만 하다 왔어"

"그냥 좀 해주면 안 돼?"

"하아..."

"또 한숨 쉬는 거야? 가지 마 그럼"


식당 마감 시간 묻는 전화

포장 주문하는 전화

펜션 당일 예약 확인 전화

기타 등등..


전화란 전화는

다 나한테 떠미는 이 남자


나는 온종일 섭외에 취재에

전화통화만 하다 왔는데

방송 작가가 아니라

텔레마케터와 다름없는데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그냥 이럴 때면

집밥 먹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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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되게 가부장적이다.

짧은 치마를 입어본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

그리고 속티, 속바지에 너무 집착한다.

맨투맨이나 긴치마를 입었는데도

속티 입었냐

속바지 입었냐

외출할 때마다 확인하는 남편

날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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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식탁이 없다

TV 보며 밥을 먹고 싶어서

낮은 테이블 하나 둔 게 전부다.

다 좋은데 문제가 있다.

술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소주를 마시는데

한 점에 한 잔씩 마시다 보니

소주가 빨리 동난다.

누구 하나가 일어나서

냉장고에서 시원한 소주를 빼와야 하는데

우리의 룰은 '가위바위보'

그런데 매번 소주를 가져오는 건 나다.

매번 늦게 내거나

애교로 넘어간다.


"나 오늘 진짜 앉지도 못하고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소주 하나 못 갖다 줘?"


이 한마디에

나는 또 무릎을 세워서 일어난다.


나는 뭐 놀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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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빼고

어머님과 같이 살았던 남편

빨래, 설거지 안 하고

편하게 살아온 티가 팍팍 난다.


나는 20살 때 서울로 와서

그때부터 자취를 한 터라

집안일엔 익숙하다.

뭐 나도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닌데

이 아저씨는 심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집안일은 뒷전.

설거지며 분리수거며 빨래며 청소며

내가 독박 쓰고 있다.


그래서 한 번은

설거지, 빨래를 안 해봤다.

집에 있는 젓가락이 없어질 때까지..

양말이 없어질 때까지...

그런데도 안 하는 남편을 보고 있는 게

더 힘들어서 또 내가 하고 말았다.


에효...

젓가락을 더 사고 말지

양말을 더 사고 말지


아참,

우리 신랑은 예능 PD다.

무슨 벼슬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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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험담을 실컷 하지만

새벽 2시에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

제육볶음 한상을 차리고 있는 나는

그래도 남편을

아직은 사랑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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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욕하라면

날밤 까는 것도 부족하지만

일단 이쯤 하고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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