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시작한 인턴쉽에 적응이 되고, 교양과목이 끝나고 나니 이제야 조금 숨을 돌릴 수 있는 것 같다.
인턴쉽 + 보건 정책 프로젝트
Systematic review (체계적 문헌고찰)은 어찌저찌 잘 되어 가고 있고, 이제 data extraction을 끝내고 manuscript writing으로 들어섰다. 내가 과연 이걸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매일 의문이지만, 가이드해주시는 교수님이 하나하나 잘 체크해주고 계셔서 다행이다. 5000개가 넘는 초록을 읽고, 그중에 몇백 개의 논문을 전체적으로 읽고, 마지막엔 마흔 개가 넘는 논문 데이터를 뽑고 synthesize 해야 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systematic reviews are the vain of my existence'라고 하나보다.
동시에 시작한 'COVID-19 policy perspectives'라는 프로젝트는, 지난 학기 때 정책 과목과 이번 교양 과목을 가르쳐 주셨던 보건 정책 교수님께서 리드하는 프로젝트인데, 6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가 계속해서 퍼지면서 각 나라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코로나 대응 방법/정책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는 프로젝트다. 'K-방역'이라고 해서 관심을 많이 끌고 있는 한국을 내가 맡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가 매일 발표하는 브리핑 자료를 읽어 보고, 언제 어떻게 대응 방법이 바뀌었는지, 또 통계적인 (확진자 수, 사망자수.. 등등) 데이터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다. 한국 같은 경우 코로나 확진자수는 코로나 보드나 개인이 csv 파일로 공유하는 경우가 몇몇 있지만, 위중 환자나 성별 데이터는 없어서 그걸 포함해서 현재 모으는 중이다. 나중에는 연구원, 학생, 의료진 등 자료가 필요한 분들이 코로나 자료를 찾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open source로 공개를 할 예정이다.
간호사
근무가 바빴던 4월을 지나, 5,6월은 잠잠했다. 인턴쉽과 여러 프로젝트를 하느라 호스피스에서 근무는 거의 안 했다. 다행히 인력이 부족하지 않아서 나와달라는 연락도 없었다. 이번 주는 쓰리 나이트를 하는데, 왠지 설렌다.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내가 지금 이걸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 간호 근무는 이제 자신감 있고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반갑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건 간호라는 직업이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든든하다고 해야 하나. 병원을 퇴사한지는 1년이 넘었는데, 가끔가다 그리움은 있어도 후회는 안한다. 오히려 나와보니 간호사로써 병원이 아니어도 할수 있는 일이 참 많구나, 라고 깨닫게 되었다.
자유시간
7월 1일 캐나다 데이를 맞이하여 롱위캔드를 보냈다. 마음먹고 학교에 관한 건 쳐다보지도 않고, 오직 머리를 식히도록 내가 원하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학교 시작하기 전에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공부하다 보니 쉬는 시간에는 책 읽는 게 싫어졌다. 이제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다시 읽고 싶어 져서, 옆집 사는 친구에게 '사피엔스'를 빌려 읽는 중이다. 책을 읽으면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요즘 읽고있는 사피엔즈
날이 많이 더워졌지만 집에서 일하다 보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 꾸준히 매일 운동하는 중이다. 덕분에 체력도 많이 좋아졌고, 하나도 제대로 못하던 푸시업도 몇 개월 하다 보니 20개는 연속으로 할 수 있고, 최근엔 clapping pushup도 가능하게 되었다. 흐뭇하다!
주말에는 더워도 나가서 산책을 하려 노력 중이다. 푸른 숲 속을 걸을 때면 그보다 더 행복한 건 없는 것 같다.
해밀턴에 위치한 Albion Falls
앞으로의 계획
8월 말이면 인턴쉽도 끝날 테고, 9월에 개강하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게 된다. 한 학기만 남았다니 믿기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졸업해서 빨리 다시 돈을 벌고 싶다 ㅋ 원래 8월엔 밴쿠버 부모님 댁에 가려했는데, 아직 찝찝해서 결정을 못 내렸다. 국내선은 운영을 하고 있어서 갈까 말까 고민 중이다. 어느새 부모님 뵌 지 1년이 되었다... 캐나다는 넒어서 오고 가고 하는 게 쉽지가 않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