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싱어3

by 여름나무

"콩아, 독침 좀 쏴, 엄마 좀 처리해"

늦잠을 자던 딸이 시끄럽다며 한마디 한다.


딸의 불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리터의 커피와 과자를 챙겨 티브이 앞으로 가, 볼륨을 높이고 시선을 고정시킨다.


조명과 함께 긴장감이 감도는, 슈트 차림의 참가자들이 무대로 들어서면 이미 난 딴 세상으로 들어서고 없다. 한마디로 뵈는 게 없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시들시들한 요즘, 이렇게 목맬 것이 생긴다는 건 참 고맙고 즐거운 일이다.


팬덤싱어3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좋아하는 노래를, 편한 자세로 맘껏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람의 소리가 얼마나 뜨겁게 달구어지고 수없이 다듬어지면 저리 사람 마음을 쳐댈 수 있을까? 감탄 할 수 밖에 없다.


마치 유럽의 어느 호텔에 앉아, 최선을 다해 익어가는 과일을 한 상자에 담아놓고, 하나씩, 천천히 종류별로 맛을 보는 그런 기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경연 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이 참가자들의 삶을 살짝, 조금 엿볼 수 있다는 게 프로그램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하며 좌절하는지, 또다시 희망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며 시청자들도 자신의 묻어둔 꿈을 다시 한 번 되생각해보며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동안 누군가 꿈을 물어오면, "뭐 이 나이에 꿈이 있겠어?" 또는 "그저 건강하게 늙어 자식에게 폐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지" 하고 말았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느 한 순간도 꿈을 갖고 있지 않은 적이 없단 것을 알아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니 자주 과거로 되돌아가 오늘을 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우중충하거나 청승떠는, 비역동적인 삶에 방식이기도하다. 젊은 때야 그러할 필요도, 여유도 없으니 직진이 가능하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늙어 감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받아들이기 또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부정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분명 그것은 남은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하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자리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분명 내게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어떤 꿈을 꾸며 살아왔을까? 꿈을 생각하는데 있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동화책 두 권이다. ‘엄마 찾아 삼만리’ 와‘알프스 소녀 하이디’란 두 권의 책이 내 인생에 기본 정서가 되었음을 느끼며 살았다. ‘걸리버 여행기’를 먼저 읽었면 좀 더 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펄벅의 ‘대지’라든가 박경리의 ‘토지’ 등을 읽으며 그 정서를 고정시키지 않았나 싶다. 그 탓일까? 면직원인 ‘필환’의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사는 것이 첫 번째 꿈이었다. 글쟁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었다.


결혼과 함께 아이들이 내 꿈이 되었다. 뭐든지 잘하는 아이,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고, 그러다 좋은 대학을 나와 안정적으로 직장을 잡고, 사는 날이 아쉬움 없이 편안하기를 바라던, 그게 꿈이었다. 그러다 지나친 기대를 내려놓는 거,

잘못된 바람이었던 것을 알아가는 게 살아가는 날이 되었다.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취업을 해, 안정적으로 균형 잡힌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일이 다 끝났을 때, 다시 내 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제 자리에서 살게 되면, 북 카페를 하며 살고 싶다는 게 마지막 꿈이다. 저들처럼 뜨겁거나 열정적이지 못해도, 물 흐르듯이 잔잔히 남은 삶을 살아내다 죽을 수 있다면, 하고 바란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한 달에 한 번쯤 작은 콘서트라도 열어 동네주민들에게 행복을 나누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물론 북 카페의 이름은 ‘마녀할망’이 될 것이다.


군복을 입은 첫 참가자가 노래를 시작한다. 마음이 두근 거린다.


어떤 글이 노래만큼 사람 마음에 이렇게 잘 와 닿을 수 있을까?


우리가 삶에 여정을 끝내고 고향으로 들어서는 심정이 이럴까?


-안녕.


안녕 또 나야,

안녕 어떻게 지내?

시간이 오래된 것 같아

집을 떠나서, 당신을 생각 했어

여행을 좀 많이 다녔더니 피곤해

맛좋은 커피를 만들어 줘

당신에게 해 줄 얘기가 있어

옛날 옛적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당신이 잘 아는 사람이야

그는 정말 멀리 떠났었어

그는 길을 잃었고, 다시 돌아왔어


안녕 또 나야,

안녕 어떻게 지내?

시간이 오래된 것 같아

집을 떠나서, 당신을 생각 했어

있잖아, 나 많이 변했어

헛된 상상을 해봤어

당신에 대해, 나에 대해, 우리에 대해

미친 생각들, 하지만 내가 미쳐 있다는 걸

당신은 내게 더는 아무 말도 할말이 없나봐

나는 그저 하나의 추억에 지나지 않겠지

아마 그렇게 나쁘진 않을거야

다시 더는 당신에게 말하지 않을 께

안녕, 또 나라고

안녕, 어떻게 지내냐고

시간이 너무 오래된 것 같다고

집에서 멀어져, 당신을 생각했다고.


https://youtu.be/cDtMJ7oa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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