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을 보며,

by 여름나무

선을 그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선을 그어가며 살았을까?


너와 내가 이어지는 선

너와 내가 갈라지는 선

그 선 끝으로 무엇이 남아있는지?


상처 난 기억이다

행복한 웃음이다

그리워 울다 말 추억이다.

그러다 지워질

무엇인지도 모를 아련함,

또 무엇을 갖다 더해야 할까?


드러내지 않아서 모를

우리는

몇 개의 칼을 감추어두고 살아가는 걸까?


우연처럼 그어진 선이

운명처럼 흔적으로 남는다.


그어진 선 사이로

바람만이 드나드는 오후,


자리에 멈춰 선 선은

또 어딘가로 이어져

선을 긋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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