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비

by 여름나무

우두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습관적인 씹음질과 삼킴질을 끝내고

커피 한잔 들고 바라본 창문 밖 세상은

늘어진 테이프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문득 빗속으로

지난 삶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 날들이 있었을까?

유리창 너머 내리는 비가 나와는 별개처럼

기억도 남에 일처럼 무덤덤하게

제 소리도 알아듣지 못할 중얼거림을 쏟아낸다.


너무 많은 되돌림을 하였던 탓일까?

모든 것들이 희미하다.

습관처럼 기억도 되씹어 삼켜 버린다.

오늘 하늘 너

어지간히도 울고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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