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부는 가을엔 브람스지....
얼마전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앙코르로 이 곡을 연주했다. 긴장과 열기가 가득한 협연을 마치고 주어지는 앙코르의 밀도 높은 순간에,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에 힘을 풀고 탁 내려놓게 되는, 이 곡을 택한 손열음의 센스는 어느 세계에서 오는 것일까.
유독, 피아노 4중주 세번째 악장에 아름다운 곡이 많다. 슈만의 피아노 4중주 3악장은 클래식 FM 최고 인기 신청곡이다.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3번 3악장, Andante 악장은 얇아서 좋다. 처음엔 피아노가 반주하는 첼로 소나타 같이 들린다. 피아노와 첼로 두 악기만 나오기 때문. 조금 뒤 바이올린이 들어온다. 피아노 삼중주 같다. 마지막으로 비올라가 뒤따라 나오면서 비로소 피아노 4중주의 소리가 완성된다. 처음부터 모든 걸 다 갖추지 않아도 된다고, 가만히 하나씩 채워도 충분히 좋을 수 있다고, 들려주는 것 같다.
**3악장은 13분 53초부터. 악장 끝나갈 무렵, 피아노가 선율을 맡고 비올라와 첼로가 피치카토를 연주하는 부분이 또 백미! 크...!
그렇지만, 또 이 곡을 듣고 나면, 슈만의 피아노 4중주 3악장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으니...
슈만 피아노 4중주 3악장 Andante cantabile(느리게, 노래하듯이)
라디오에 슈만과 브람스의 곡이 더 자주 들려오면, 그땐 진짜 가을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