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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입대했다.

1. 인터넷 위문편지

by 이총

"필승" 경레를 하고 총총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잘 성장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에서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의 성장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천한지 이제 곧 20년이 된다.


아이가 스스로 놀며 배우고 성장 할 수 있게, 부모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였다.


그런데 이제 아들이 그 공간을 벗어나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군대라는 공간에서의 생활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거란 생각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또래 남성중에 아들만큼 잘 해낼 사람이 없을 거란 확신을 갖고 있기에 입대하던 날 나는 슬프거나 우려하지는 않았다.


어제 친구 단군이랑 통화를 했는데, 단군이 아들이 5사단 GP근무를 마치고 27일에 제대를 한다고 했다. GP도 나름 장점이 있어 괜찮은 보직이였다고 알려줬다. 보직에 관해서는 본인의 판단과 선호가 제일 우선일 거라 생각하기에 부모로서 훈수를 두고 싶은 생각은 없다. 본인이 언급한 취사병도 그 경험이 제대 후 미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기에 본인이 선택한다고 하면 난 지지해 줄 생각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이야기는 듣는 입장에서 늘 훈계처럼 다가온다. 그게 내가 지금 이 글의 시점을 바꿔서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듣는 사람에게 훈계처럼 비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말하는 내가 객관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함이기도 하다.


글쓰는 일을 중단한지 15년 정도 지났다. 마음먹고 키보드 앞에 앉아 글을 써보기도 했지만, 15년 전 그 시절의 글빨은 나오지가 않는다. 한 두번 시도해서 회복 될 일은 아닐 수 있지만 생각보다 힘들어서 글쓰기에 대한 도전을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원래 계획은 향후 18개월동안 글을 꾸준하게 쓰는 것이였는데, 가능 할 지 모르겠다. 목표를 세웠으니 한번 해보려고 한다. 응원이 필요한 일이다.


군대 경험이 일천한 나로서 아들에게 군과 관련된 조언을 해 줄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군대에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좋은 사람은 주변에서 알아 볼 수 밖에 없다.


아들은 아주 좋은 사람이라 군대라는 조직에서도 귀히 여기게 될 존재라고 생각한다. 성의를 다하는 행동과 생활은 본인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다.


끝을 생각하지 말고 하루 하루에 집중하는 경험이 삶을 살아가는데에도 정말 중요하다.


요즘 나의 주변 50대 친구들을 보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가 현시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사례들을 많이 본다.


현실에 집중을 해야 극복 해 낼 수 있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군생활도 대표적인 그런 기간이 아닐까.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늘 아빠를 이기고 싶어하던 아들의 좋은 상대가 되어 주기 위함이다. 너무 쉽게 무너질 수는 없으니까.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시 보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읺았다. 곧 웃으면서 만나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