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즈만나 영업 한 달, 하루하루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문자 그대로 일에 ‘치여’ 살았다. 저절로 자영업하시는 전국의 사장님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영업 시간이 되기 전에는 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폭풍이다. 오늘 나갈 디저트를 다 만들어 놓아야 하고, 최적의 에스프레소 맛을 끌어내기 위해 레시피를 수정하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업장을 청소해야 한다. 이외에도 신경써야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말로 몸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았다. 거기에다 업장을 마감하려면 다음날 오픈을 준비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말끔히 업장을 관리하고 정리해야 한다. 또 집에 가면 주완이와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야하므로 나와 아내의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열심히 일하고 뒤돌아서면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온다. 만드는 데 들어간 재료 원가와, 우리가 투자한 시간 대비 남는 순이익이 얼마인지 계산해보고 회의감에 빠질 때도 있었다. 이러려고 이걸 시작했나. 뭐 빼고 뭐 빼고 하면, 얻는 것보다 희생하는 비용이 더 큰 게 아닌가 하는, 무식해서 용감하게 덤벼든 초보 자영업자에게 잔인한 결론만이 남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초심을 다진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본다.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생각을 접고 이 일을 시작한 동기를 들여다본다.
나는, 우리 부부는 왜 히즈만나를 시작했는가. 우리에게 이것은 생명의 떡, 예수님의 몸과 피를 다루는 일이다. 디저트와 커피, 음료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다. 히즈만나, 그분의 만나, 주님의 만나를 드리는 것. 선교다. 복음 전파다.
육아하랴, 영어 수업하랴, 디저트 만드랴 불철주야 애쓰는 아내를 응원하고 싶다. 나는 아내를 보면서 어떻게 저런 초인적인 힘을 내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아이를 임신하고부터, 또 출산하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쉰 적 없이 달려온 아내가 자랑스럽다. 그런 아내와 함께 일을 하는 것은 큰 축복이다. 티격태격하고 의견이 달라 갈등을 빚을 때도 있지만, 늘 나에게 최고의 영감을 주는 건 아내다.
예수님의 피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커피를 내리는 이 순간이 내게 허락된 것은 나를 믿어주고 따라주는 아내 덕분이다.
사랑해. 이번 한 주도 수고 많았어. 안식하자!
202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