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히즈만나

그의 나라와 그의 의

by 최지훈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태복음 6:31-34

매일 마감하기 전에 포스기에 찍힌 매출액을 정산합니다. 얼마가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떤 날에는 몇 분 안에 손님이 파도 밀려오듯 몰리기도 하지만 어떤 날에는 몇 시간 동안 한 분도 오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루치 임대료는 번 것일까, 하루치 전기요금은, 하루치 수도세는, 하루치 비용은 채운 걸까, 그럼 시간당 인건비는, 그거 빼고 남는 수익은.

자영업자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입니다. 정해진 기일에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결이 다르죠. 자영업자가 하루 영업을 쉬면 고스란히 수익 감소로 이어집니다.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써야하는 비용 종류가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벌고 뒤에서 다 까먹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 히즈만나의 운영 방침입니다. 여태 늘 그래왔습니다. 머리로는 아주 잘 압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요. 그러나 이 땅에 발 붙이고 사는 한낱 인간일 뿐인지라 매순간 시험에 듭니다. 뭘 좀 먹고 뭘 좀 마시고 뭘 좀 입어야 사람답게 사는 것 같거든요. 당장 오늘 저녁에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 바로 나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영과 혼과 육 사이에서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계시는 중보자 예수님을 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늘 히즈만나를 위해 일하셨습니다. 여기 와야 큐티가 잘 된다며 아침에 히즈만나를 찾아주시는 단골 손님, 디저트도 좋고 커피도 좋고 이곳의 모든 게 다 좋다는 어떤 손님, 초심을 잊을만 할 때면 히즈만나의 진심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한 둘씩 오셔서 힘을 주십니다.

어제 대화를 나누는 중에 이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히즈만나의 이야기가 퍼져나가기를 원하시는구나. 머릿속에만 머무를 뻔 했던 소망과 꿈이 구체화된 업장의 형태로 세상에 나오기 이전부터 영업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하고 계시는 예수님을, 나와 아내의 입술을 통하여 드러내기 원하신다는 것을 강력하게 느낍니다.

오늘 하루 광야를 살아낸 것을 감사히 여기며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고, 먹고 마시고 입는 현실에서 벗어나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우리 가정에 허락하소서.

히즈만나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것입니다.


202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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