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전원 권고
“지금 병원에 얼른 오셔야 할 것 같아요.”
간호사가 수화기 너머로 다급하게 말했다.
무탈한 임신 기간이었다. 37주까지 무사히, 아이를 품어왔다. 이제 이슬과 양수와 진통이라는, 출산의 징조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었다. 막달 검사를 10월 14일, 오늘로부터 2주 전에 했다. 그때에 8만 언저리에 있던 혈소판 수치 빼고는 모든 검사 결과가 좋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다른 건 다 정상 수치인데 혈소판 수치가 좀 낮았었거든요. 오늘 한 번만 다시 혈소판 수치 검사해보고요, 우리 제왕절개 수술 날짜가 11월 8일이니까 검사 결과 나오면 마취과 의사 선생님하고 같이 얘기 나눠 보는 걸로 할게요.”
혈소판 수치가 정상에 가깝게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다음 주에 진료를 보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애슐리에서 이것저것 음식을 담아 푸짐하게 먹으며 검사 결과에 대한 부담감을 씻어 내렸다. 지금까지 다 잘 되어 왔으니 앞으로도 괜찮으리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산하고 막 나가려는 참에, 산부인과로부터 급히 호출을 받았다.
가서 확인한 검사 결과는 당황스러웠다. 그보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더욱 그랬다. 혈소판 수치가 62,000으로 더 떨어졌으니 대학병원에 가서 출산을 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는, 사실상 상급 병원으로의 전원 권고였다.
“원래 혈소판 수치 8만 정도이기만 해도, 저희 병원에서 분만을 할 수는 있거든요. 그런데 오늘 다시 검사를 했더니 6만으로 더 떨어져서, 제가 의뢰서를 써드릴 테니까 대학병원 가서 한 번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 그럼, 대학병원에서 아가를 낳아야 한다는 말인가? 대학병원에서 아기를 낳는 시스템과 절차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레지던트와 인턴이 들어와서 수술 실습을 한다든지, 너무나 사무적이고 딱딱한 분위기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나나 아내는 그저 황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당황해서 부랴부랴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인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진료 예약을 잡고, 다음 날 오후에 가기로 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6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