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야채호떡
얼마 전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 친구와 남대문시장을 우연히 찾게 되었다. 날씨가 쌀쌀해 친구는 한국의 겨울 간식을 경험해보고 싶어 했고, 나는 그곳에서 유명한 ‘야채호떡’을 소개해주었다. 예전에 먹었을 때는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이 날따라 유난히 새롭게 느껴졌다. 특히 겉에 얇게 발라주는 간장 소스가 더 이상 단순히 간을 맞추는 용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교수님께서 예전에 “만두나 길거리 어묵을 간장에 찍어 먹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만두 맛을 먹는 건지, 간장 맛으로 먹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간장의 감칠맛이 강력하다”라고 하신 말씀이 있었는데, 야채호떡을 보면서 그 말이 딱 떠올랐다.
야채호떡 속의 잡채는 간장 양념으로 간이 되어 있고, 겉은 기름에 튀기듯 구워져 고소한 풍미가 난다. 여기에 레몬과 고추가 들어가 신맛과 매운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간장 소스가 얇게 발라진다. 심지어 뜨거운 열기와 만나 그 풍미는 한층 더 살아난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었음에도 외국인 친구는 정말 맛있다며 연신 감탄했다. 그러면서 “베지테리언을 위한 음식 같다”고도했다.
올겨울, 남대문시장을 지나게 된다면 따끈한 야채호떡 한 입에 깃든 간장의 감칠맛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