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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높빛 Jun 12. 2022

마음 속 끓는 점이 낮아지다

마음이라는 주전자는 뿌뿌 소리를 내는 중이다

    처음에 어느 집단에 들어갈 때는 다들 그럴싸한 결심과 열정으로 일을 임하게 된다. 대학, 회사, 연애 등 사람과 사람의 집합체 중 교육, 재화, 사랑 등 생산성을 도출하는 목적함수 식이 있는 일련의 조직은 더욱 그렇다. "꼭 과탑을 해야지.", "빠른 승진을 해야지.", "너를 한결같이 사랑해야지." 등 우리는 소위 '열정맨'의 마음가짐을 가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회의 맛은 아찔하며, 씁쓸함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나보다 훌륭한 학생은 많이 널렸으며 교수님의 수업은 이해하기 벅차다. 회사에서는 거래처와의 프로젝트에서 이리저리 쩔쩔매며, 승진을 위해 자기개발(대학원, 자격증, 어학 등)또한 빼놓을 수가 없어 주말 없는 일상을 보낸다. 사랑은 불변한다 믿지만, 결국 연인과의 오해와 사랑의 온도 차가 생기면 그러한 차이는 여름의 곰팡이 마냥 밑도 끝도 없이 성장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커질 때, 사람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대체로 괴리에 답답해하고, 짜증을 내며 화를 낸다. 물론 괴리가 보인다고 바로 이런 반응을 내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시련과 실패를 달고 다니는 생명체다. 우리가 평범하게 발을 내딛는데까지 수천 번의 실패를 통해서 이뤄졌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우리에게는 시련과 실패를 버틸 수 있는 마음 속 주전자가 있다. 주전자 속에서는 물이 있다. 물은 인생의 짐과도 같다. 우리가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가는 행위를 마음의 끓는 점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인생의 위기로 낮아진 마음의 끓는 점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모습을 "마음 속에 끓는 점이 낮아졌다."라고 표현하기로 했다.


   내 인생이 항상 성공으로, 또는 실패로 가득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사활을 걸거나, 시작으로 갈팡질팡하던 시기는 항상 존재했었다. 그 때마다 나의 끓는 점은 항상 낮아졌다. 주변 사람의 조언에 귀를 닫고,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는 냉혹하게 대하곤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산에서 밥을 지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알 수도 있다. 기압이 낮아 끓는 점이 낮아진 물 때문에 삼층밥이 되거나 밥이 설익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돌을 위에 얹는다. 우리에게도 '돌' 같은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힘든 시기에 오히려 앞만 보고 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돌은 우리에게 내일의 걱정과 어제의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의 내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것은 주변의 지인이 될 수도, 나에게 주어진 과업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의 짐들을 모두 내려 놓을 수 없으니 끓는 점을 유지해주는 나만의 페이스메이커를 찾는 것. 그것이 낮아진 끓는 점으로 빠지지 못한 김으로 터지는 것을 막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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