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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 J Apr 04. 2016

승무원의 시간

모든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승무원이 되고나서 1년차 새해맞이는 공항에서 나홀로 덩그러니 있었다. 비행을 마치고 집에가는 차를 기다리면서 픽업 온 기사 아저씨와 새해인사를 나눴었다.


2년차 새해는 비행을 가야해서 브리핑을 끝내고 나니 1일이 되었었고, 3년차 때는 어딘지 모를 하늘위의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과 함께였다.


남들에겐 행복한 새해맞이 인데 나는 허무하게 시작한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 후 밤낮없이 비행을 다니며 시간개념이 점점 무뎌지기도 했고 공휴일을 더 특별하게 보내는 것 이라고 발상의 전환을 하니 그 시간을 오히려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들 출근하는 데 나는 주말에 일하고 평일에 쉬는날이라 혼자 외롭다 하는 게 아니라 주말이면 사람들이 많아 줄서서 들어가야 하는 맛집을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고 붐비지 않는 넓은 카페에 조용히 앉아있는 그 시간들이 너무도 여유롭다


크리스마스에 가족들 혹은 친구들과 함께 하진 못했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환상적인 하루를 보내기고 하고, 1월1일 또 다른나라에서 팀원들과 상다리 부러지게 한상 차려놓고 나름 시끌벅적한 하루를 보내기도 했었다. 다른사람들은 큰 맘 먹고 공휴일에 해외여행을 한다던데 이렇게 회사에서 좋은 스케줄을 주니 고맙네 하면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수도 있고, 가족들과 이런날을 함께 할 수 없어 슬퍼하며 전화만 붙잡고 앉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처럼 보낼수도 있지만 나는 전자를 택했다.


승무원이 아니라면 무난하게 보냈을 하루를 더 특별하게 보낸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승무원에게 공휴일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 처럼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또한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막 장거리 비행에서 돌아와 밤낮이 바뀌어 있는 상태에서 아침스케줄이 나오면 30분 자거나 밤을 꼴딱 새고 출근을 한다. 그런날은 비행을 마치고 온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정신력의 승리인 것 같기도 하다.



피곤한 새벽비행에 여전히 마음속 깊이 남아 힘이 되어주는 나만의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입사 전 항공사 면접시간이 나오면 이상하게 항상 이른 아침시간대 였다 . 9시가 면접 이라면 5시에 일어나 미용실 까지 1시간 그렇게 도착해서 헤어 메이크업을 받고 다시 1시간 정도 차를타고 면접장에 갔었다. 내 꿈에 가까워 지는 것 같아 힘든줄도 몰랐다


면접은 한조당 8명정도이고 실무면접에서한명에게 가는 면접 질문은 기본 두세개 정도이니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고 면접에 간 것이 허무하기도 했는데  미용실로 가는 차안에서 마치 이미 승무원이 되어 아침비행을 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새벽에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지금도 가끔 새벽비행을 가면 그 때 느낀 그 마음이 떠올라 그땐 그랬었지 회상하며 피곤해도 힘을 내서 비행을 신나게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모두에게 힘든일 일지라도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는 나만의 추억이 있어 새벽에 출근해도 아침에 퇴근해도 몸은 힘들지라도 감사하고 또 감사한 기분이다. 요즘 들어 출근시간이 괴롭게 느껴지는 분들이 계시다면 쉽진 않겠지만 면접일, 합격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 때의 그 추억과 마음가짐을 다시 회상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내일은 오랫만에 새벽출근이다. 그 때의 나를 생각하며 즐겁게 비행을 가야겠다. 나의 행복 에너지가 하루를 시작하는 이른 아침에 만나게 될 모든 승객분들께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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