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L, 암흑기와 긴 휴덕기

슈퍼주니어 데뷔 10주년과 함께 시작된 나의 암흑기

by 쭈이날다


2015년 새해부터 다시 기회가 와서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연봉협상도 수월하게 되었고

출퇴근시간도 한결 단축되었다.


같이 일하던 분들이 다 좋은 분 들이었고,

사무실 분위기도 늘 좋았다.

새해부터 첫 출근하게 되어 모든 게 잘될 것만 같았다.

이제 드디어 마음고생만 하던 회사와는 이별하고

안정적으로 쭉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들어온 듯했다.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던 2015년은

슈퍼주니어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5월이 되자 최애 예성이

드디어 긴 군백기 끝에 제대를 했고

7월에는 10주년 스페셜앨범 DEVIL이 나왔다.


산뜻한 도입부 기타 사운드로 시작되는

DEVIL은 그동안 발표했던 노래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노래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도 좋았고

깔끔한 재킷 스타일링의 무대,

사랑에 빠진 감정을

한여름 소나기 샤워로 표현한 가사까지,

10주년 기념에 걸맞은 명곡이었다.


군백기가 무색할 만큼 예성의 컴백은 완벽했다.

소집해제 후 2개월 만에 발표한 앨범이었는데

얼마나 열심히 관리를 하고 준비했는지

무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무대 의상도 내가 평소 좋아했던

캐주얼한 정장스타일이었다.

컴백무대 빨간 재킷이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했던 흑발까지!

예성 목소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DEVIL은

오랜 기다림 끝에 온 선물과도 같았다


DEVIL은 10주년을 축하해 주는 선물이었다.

슈퍼주니어와 벌써 10년이라니!

과제하고 수업 듣느라 바빴던 대학생이

어느새 30대 직장인이 되었다.

그 세월을 나에게 큰 의미였던 예성과

함께 한 것만으로도 10주년 앨범은 기쁨이었다.



슈퍼주니어의 행복한 10주년과 함께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이제 편안한 인생이 시작될 줄 알았던

인생에 최대의 시련이 찾아왔다.


혼자 딸을 키우며 힘들게 사는 동생에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금전적으로 큰 사기를 당하게 되었다.

동생이 점점 연락이 안 되고 돈이 입금이 안될 때도

이게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뭔가 이상하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은 후였다.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믿고 도와주면 복이 되어 돌아온다 믿었지만

그 결과는 내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 만큼

큰 시련이 안겨주었다.

결국 개인회생까지 신청하게 되었다.


당시 한줄기 빛과 같았던 만나던 남자친구가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문제 진행을 도와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어려운 상황이었던 남자친구에게

보답과 함께 도움을 줬지만, 그 끝은 연락두절이었다.


힘들 때마다 음악을 들으며 위안을 받았던

삶에 노래는 꺼졌다.

내 안에서 즐거웠던 미디어가 모두 멈췄다

티브이 노래 아무것도 보고 듣지 않았다.



회사 출근 외에는 사람도 잘 만나지 않았고

혼자 방 안에서 캘리그래피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캘리그래피를 쓰며 마음을 다스렸다.

좋아질 거라고..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올 거라고..


30대가 되었을 땐, 내가 어른이 된 줄 알았다

그 어떤 어려움도 나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세상 모든 일에 수월하게 대처할 줄 알았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더 이상 실수도,

어리석은 일도 안 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애였다.


20대부터 10년 동안 함께했던

슈퍼주니어 덕질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개인회생이 끝나기 전에는 끝도 안 보이는

긴 터널을 계속 걷는 것만 같았다.


최애 예성의 군백기가 끝나고

슈퍼주니어 10주년 컴백 환호가 울려 퍼지던 그 해,

내 인생의 앞이 보이지 않는

가장 길고 어두운 7년의 암흑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