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성의 첫 정규 1집과 또 한 번의 기회
2023년 1월, 선물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2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이어진 면접마다
회사 사정으로 퇴사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고,
아직 미혼이고 만나는 사람조차 없다고 해도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의 결혼 계획까지
모두 대답해야 했다.
이대론 더 이상 나는 안 되나 싶던 찰나에
나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를 만났다
오랜 기간 매출도 높은 탄탄한 회사였고
회사사람들도 다 좋은 분들이었다.
그동안의 경력을 살려 업무도 잘 해낼 자신 있었고
좋은 회사를 만난 만큼 정말 잘 해내서 인정받고 싶었다
그렇게 새해부터 새 출발 하게 되었고
내게 정말 중요한 시기가 시작되었다.
그해 1월 예성 정규 1집 Sensory Flows가 발표되었다.
슈퍼주니어 데뷔 18년, 솔로 데뷔 8년 만에 나온
예성 솔로 첫 정규 1집이었다.
내 최애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기가 왔다.
4년 전부터 이 앨범을 준비했다고 했다.
수록곡, 콘셉트, 앨범 디자인, 포토카드까지
전부 본인만의 감성을 디자인적,
음악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첫 정규 1집이니 만큼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을까
Small Things은 내가 꿈꿔온 밴드 음악의 한 장면 같았다.
밴드와 함께하는 라이브도 정말 좋았고
뮤직비디오 속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장면은
늘 내가 보고 싶어서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모습이었다.
조용히 마음을 건네듯 노래하는 목소리가 좋았다.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졌고,
힘든 날엔 듣기만 해도 복잡했던 생각들이 가라앉았다
Small Things을 들을 때마다 날씨 좋은 날
파란 하늘에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곳곳에
꽃이 피어있는 정원이 생각났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의 드넓은 정원의 꽃
푸른 나무와 연못이 있는 풍경이 떠오른다.
화창한 날 산책 나가서 들으면 정말 좋았다.
내가 살던 집 근처에 있던 하천산책길은
울창한 나무와 함께 푸르른 길 따라 맑은 하천이 흐르고
봄이 되면 벚꽃과 개나리, 이름 모를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주말이 되면 이어폰 끼고 집밖으로 나갔다
Small Things 들으며 산책하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했다.
하천엔 맑은 물이 흐르고, 새들은 날아와 잠시 머물렀다.
정원엔 푸른 나무와 들꽃이 가득했고,
그 풍경 속에서 노래를 들을 때면 한없이 편안했다
정규 1집 발매의 기쁨과 노래가 주는 편안함과 달리
내 일상은 점점 더 바쁘고 피폐해져 갔다.
트위터, 인스타, 위버스, 유튜브까지
각종 알람을 확인하지 못해 쌓여만 갔고
주기적으로 오는 버블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업무로 주고받는 전화연락, 카톡보다
슈퍼주니어 소식 알림, 버블개수가 훨씬 더 많았다.
퇴근길에 그래도 앨범노래 듣겠다고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버스를 타고 가지만
편도 1시간 반 거리를 이동할 동안 피곤함에 지쳐서
노래도 제대로 못 듣고 버스에서 잠이 든다
음방무대 알림이 뜬 걸 보고 아 무대 봐야지! 하면서
긴 퇴근길 버스 안에서 잠시 보려고 영상을 튼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다 보지 못하고 잠이 든다
정신을 차리면 버스는 이미 내릴 곳에 도착했고
그대로 집에 가서 뻗어 잠이 든다.
나에겐 이번직장은 1년 반 만에 잡은 기회였고
정말 잘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일하며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에너지를 다 일하는데 쏟느라
끝나면 그렇게 피곤하고 잠들기 바빴다.
결국 모든 알림을 잠시 껐다.
내가 자리 잡고 나서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면
무대도 다시 찾아보고 자컨도 다시 보고해야지
지금은 음악만 듣고 힘내야지.. 하며
잠시 시간을 두기로 했다.
찬바람이 불고 쌀쌀해지며 겨울이 다가오자
일상에 잠시 숨이 트인 듯했다.
업무가 조금씩 자리 잡고 회사에서도 인정받으며,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이제 sns, 위버스, 유튜브 알림을 전부 다 켰다.
내가 알림을 끄고 내 삶에만 집중하는 사이
예성의 솔로콘서트 일정을 놓쳤다.
아뿔싸 너무 혼자 조용히 살았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솔로 콘서트를 놓치다니 ㅠㅠ
그렇게 이젠 아무것도 안 놓치고 꼭 공연도 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고 어느덧 2024년이 되었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한 1월에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큰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