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 후 찾아온 즐거움의 시작
1년 중 겨울이 되면 나의 일상이 바빠진다.
매년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스노우보드 시즌이 시작된다.
온 세상이 새하얗게 변한
겨울왕국에 온듯한 눈풍경이 좋았고
보드를 타고 내려갈 때 그 순간의 짜릿함이 즐거웠다.
비시즌동안은 겨울이 오면 신나게 보드를 타기 위해
스피닝, 필라테스를 병행하며 체력과 근력을 키웠다.
시즌이 되면 평일은 에덴벨리, 주말은 하이원을 오가며
신나게 보드를 타러 다니던 내 일상은
2024년 1월 24일 모두 멈춰버렸다.
지금생각하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무주스키장에서
슬로프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새벽부터 출발하여 몸도 제대로 안 풀고
바로 타기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그날따라 '안라 즐라 하세요' 라고
늘 서로에게 해주는 말이 유독 귀에 꽂혔지만
안전라이딩 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큰일이 난 적도 없는데 하면서 흘려들었다.
결국 슬로프 내려와서 도착할 때쯤 넘어졌다.
넘어질 때부터 오른쪽 어깨에 충격이 상당했고
통증도 생각보다 커서 일어서질 못했다
그래도 팔이 빠졌거나 금이 갔을 거라 생각했지만
근처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어깨뼈가 아예 부러져 있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니 큰 병원을 가보라 했다.
경사가 낮은 곳에서 바닥에 꽂히듯 넘어져서인지
어깨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처음엔 뼈만 부러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힘줄까지 다 끊어져 있던 심각한 상태였고
수술만 4시간이 진행된 큰 수술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내 인생에 또 다른 길이 열릴 거라고
설렘이 가득했던 40살이 이제 막 시작되었는데..
심지어 새해가 지난 지 얼마 안 된 1월이었다.
이제 직장에서도 더 인정받고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도 하고 싶었던 그 설렘 가득했던 시기에
어깨뼈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져서
핀 박는 큰 수술까지 하고 입원을 하고 있었다.
웨딩드레스도 못 입어봤는데 어깨에 큰 흉터도 생겼다.
설상가상 골다공증까지 진단받았다
뼈가 약한 정도가 제법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발목 부상 한 번, 발가락만 두 번 부러져서
부상을 달고 살았는데 뼈가 약한 게 문제였다.
농담 삼아 유리몸이라고 했는데 진짜 유리몸이었다.
내 삶이 멈춰버렸다.
어깨부상과 골다공증 진단까지 겹쳐서
평소 늘 하던 헬스, 스피닝, 필라테스
웨이크보드, 카버보드
그리고 너무 사랑하는 스노우보드 까지
늘 하던 운동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퇴원하자마자 운동이용권, 운동장비
모두 중고로 팔고 정리했다
진짜 아무에게도 말 못 했던 눈물 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활동적인 사람 일상이 멈춰버렸다고
주변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어깨 재활이 필요한 시기였지만
회사 사정상 병가를 오래 낼 수는 없었다.
결국 사직서를 쓰고 퇴사하게 되었다.
그마저도 마무리를 잘하고 나오기 위해
어깨회복이 안된 채 보호대를 차고
퇴원직후부터 집에서 재택근무도 하고
인수인계도 하러 버스 타며 출퇴근도 했다.
집도 부산을 떠나 양산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더 이상 부산에 있는 직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고
부모님 직장이 있는 양산에 맞춰서 집도 이사하고
그곳에서 다시 회사를 찾아보기로 했다.
회사도 정리했고 이사도 결정되었다.
어깨는 여전히 누가 망치로 때리듯 아팠고
그저 집에서 무기력하게 지내던 그해 4월,
슈퍼주니어 데뷔 19주년 기념 스페셜 콘서트
SPIN-OFF : Halftime 투어일정이 발표되었다.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공연 일정이 떴다.
드디어 콘서트다!! 이제는 진짜 갈 수 있다!
사실 어깨 회복도 제대로 안 됐는데
서울까지 올라가 1박 2일 일정이라니..
조금 걱정은 됐지만.. 뭐! 어깨 아픈 게 무슨 대수람!!
아프면 약 먹으면 되고!!
난 이 공연을 꼭 보러 가야만 했다!!
공연은 보기로 했고 티켓팅만 잘하면 된다
티켓팅 잘하는 방법도 유튜브랑 블로그로 다 봤고
미리 다른 공연 예매 시도를 해보며 방법도 터득했다.
문제는 공연장을 안 가봐서 콘서트가 열리는
KSPO DOME에 대해 아는 정보가 전혀 없었다.
주변 BTS, 아이유 덕후인 친구들에게
좌석이 어디가 좋은지 물어봤더니
KSPO DOME은 1층이 시야가 좋은 편이고
Floor석은 올려다보느라 목이 아플 거라고 했다
그리고 좌석이랑 가수가 멀어지거나 자리가 안 좋으면
가수 뒷모습만 보이는 수도 있다고 한다.
난 처음이니까 Floor, 1층 둘 다 경험해 보기로 하고
첫날은 Floor, 둘째 날은 1층으로 선예매를 했다.
6월이 되자 디지털싱클 Show Time이 발매되었다.
밝고 경쾌한 댄스곡이었는데
최애 예성 목소리랑 너무 잘 어울렸다.
노래 마지막 하이라이트 파트가 제일 좋았다
날 부르는 starry night 할 때 목소리가 너무 좋다
그리고 콘셉트도 상큼하고 무대도 눈부셨다.
여러분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내 최애예요 하고 싶을 만큼!
Show Time은 유쾌하고 밝은 슈퍼주니어 그 자체였다.
노래를 들을수록, 이 무대를 콘서트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설레었다.
콘서트에서 따라 부를 응원법도 올라왔다.
사실 잘 못 외우겠던데 그래도 열심히 봤다.
콘서트에서 꼭 응원법대로 해봐야지! 하며.
선예매로 첫째 날 둘째 날 모두 티켓팅했고
공연장 근처 숙소, 왕복버스도 예매했다.
드레스코드 파란색에 맞춰서 바지랑 손수건도 샀고
집에 있는 유일한 파란색 옷인
최강야구 이대호 파란색 유니폼이랑 모자도 챙겼다.
설레고 기대감이 가득했던 첫 콘서트
SPIN-OFF : Halftime를 보러 가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Show Time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