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덕친과 생카투어

덕질이 이어준 우연, 삶에 스며든 소중한 인연

by 쭈이날다


늘 혼자서 덕질하던 방구석덕후인

나에게도 처음으로 덕친이 생겼다.

그 계기는 19주년 SPIN-OFF : Halftime 콘서트였다.


첫째 날, 한여름에 비도 오고 습한 날씨에

입장 가능 시간이 되자마자

서둘러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른 시간에 혼자 먼저 들어와 앉아 있으니

괜히 심심하기도 하고 조금은 뻘쭘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좌석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내 자리 근처도 천천히 채워져 갔다.



내 옆자리 앉은 분이 물병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뚜껑이 잘 안 열리는지 애를 쓰고 있었다.

사실 오른쪽어깨 회복이 다 안된 상태라

오른손은 힘을 잘 못쓰는 상태였는데

그날은 내가 그 뚜껑을 열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말없이 뚜껑 여는 걸 도와주자

서로 웃으면서 인사하게 되었다.

언니는 연습생 때부터 입덕한 오랜 팬이었고

공연 보는 중간 내가 잘 모르는

1집 수록곡도 옆에서 설명해주곤 했다.


입장할 때부터 사실 핸드폰 배터리가

50% 정도밖에 되지 않아 블로그 쓸 때 넣을

사진만 간간히 찍고 공연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SPY가 나오는 것이다!

아 SPY는 못 참지 하며 영상을 찍다 보니

어느새 핸드폰이 꺼지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숙소에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데..


다행히 옆자리 인사했던 언니에게 핸드폰을 빌려

워치에 나와있던 친구 핸드폰번호로 전화해서

콘서트가 끝났음을 무사히 알리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는 길이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이라

둘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걸어갔다.


나의 입덕과 긴 휴덕기,

다시 덕질을 시작하게 된 계기,

어깨 수술 끝에야 공연을 보러 올 수 있게 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언니는 다치고 나서야 공연을 보러 오게 된 게

참 슬픈 사연이라고 얘기하며 같이 웃어 주었다.


둘째 날에도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응원봉 인증샷도 찍었다.

마지막 날이라 더욱 아쉬웠지만,

공연이 끝나자마자 곧장 버스를 타야 했기에

공연 전에 미리 얼굴을 보고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



콘서트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 가게 되어 반가운 얼굴을 다시 만났다

언니와 둘이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예성이 운영하는 카페 마우스래빗에 가기로 했다.

언니가 앨범은 다 가지고 있니? 라며 물었는데,

사실 휴덕기 앨범이 없어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언니가 집에 여유분으로 가지고 있던

예성 솔로 앨범과 포토카드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다.


세상에, 나에게 어떻게 이런 천사 같은 사람이 왔을까

그날은 함께 밥도 먹고 마우스래빗도 들렀다.

서울숲에 있는 슈주 멤버들 의자도 보고,

근처 SM 광야스토어까지 둘러보며

오롯이 덕질로 채워진 하루를 보냈다.

뜻밖의 앨범 선물까지 한아름 안고서



다음 달, 예성 생일날 생카투어를 하자며

서울로 놀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생일카페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에겐

완전히 신나고 설레는 소식이었다.

당연히 가야지! 언니 얼굴도 보고, 생카도 가고!

그렇게 당사자 없는 생일파티를 하러

8월 24일 서울로 향했다.


예성생일 당일 이른 아침 출발하여 서울에 도착했다.

생일광고도 보고 마우스래빗도 가기 위해

건대입구 지하철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건대입구 지하철역 내부는 생일광고로 가득했다.

언니와 지하철역 안에서 만나서 돌아다니며

곳곳에 있는 생일광고를 찾아다녔다.


또 한 명의 덕친을 소개받았다.

언니와 오랜 인연이 있는 팬이었다.

사실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초반엔 늘 낯을 가려서 어색해지곤 한다.

내 걱정과 달리 그녀는 초면에도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트위터 아이디를 얘기하다 보니

서로의 알아보게 되었고,

최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친해져 있었다.


함께 365일 공식생카 마우스래빗으로 향했다

마우스래빗 안에 들어가자마자 헉 소리가 나왔다.

줄이 줄이.. 1층부터 2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그 줄에 합류했다가

서로 이건 진짜 아닌 거 같다 싶어서

다 같이 일단 나왔다. 마빗은 포기


평소 조용하던 예블이들이 생일만 되면

어디서 이렇게 다들 나오는 걸까.

마빗이 얼마나 정신없었는지는

예성 스토리 사진을 참고..



다음 생카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다음 생카는 작고 아담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예성으로 가득했다.

그곳에서도 언니의 오랜지인 덕친과

생카를 주최한 덕친과 같이 인사하게 되었다.


정성스레 준비한 생카 기념선물도 받고

카페 내부에 있는 예성인형과 포스터,

사진도 구경하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포카 인증샷도 찍으며 즐거웠다

앉아있다 보니 트위터로만 인사한

덕친도 만나게 되었고 굉장히 반가웠다


생카 기념 선물도 받고 시원한 음료도 마시며

포카 인증샷도 함께 찍었다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이 정말 즐겁고 특별했다



마지막으로 홍대에 있던 생카로 이동했다.

제법 큰 규모의 카페 내부에

직접 찍은 예성의 사진과 함께

앨범 나눔, 선물 뽑기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했다.


당사자도 없는 생일파티지만,

팬이 만든 따뜻한 공간 안에서

우리는 모여 앉아 웃으며 생일을 축하했다.

카페 내부 꾸미는 일부터 작은 선물 하나까지,

정성과 마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준비였다.

그 마음 덕분에 나도, 덕친들도

께 즐겁게 놀 수 있었다.


아침부터 서울에 도착해서

생카투어 하느라 이동만 몇 번이나 했는데도

피곤한 줄 모르고 계속 웃고 떠들었다.

하루 종일 함께했는데도

얘기할수록 즐겁고 그저 행복했다.



혼자서 외롭게 덕질하던 일상과는 정말 달랐다.

트위터에서만 보던 덕친들을 실제로 보고

언니의 소개로 또 다른 덕친들도 소개받고

같이 밥도 먹고 카페 음료도 마시며

하루를 함께 하고 있었다.


내 인생에 활력이 생긴 듯했다.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좋아하는 걸 함께 얘기하는 게

이렇게 즐거운지 몰랐다.

이 즐거움을 난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 만남 이후, 공연에 갈 때마다

함께 밥을 먹고 얼굴을 보고,

즐겁게 인사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

혼자만의 덕질이라 생각했는데,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


나의 첫 덕친과의 만남은

내 덕질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그렇게 내 덕질은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함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