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의 첫 솔로 콘서트, 떨림과 환희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1년간 기다려온
예성의 콘서트가 드디어 열린다.
1월 18일과 19일 이틀 올콘 뛸 생각에
새해부터 설레고 즐거웠다.
이틀 중 하루는 스탠딩석이어서
유리몸인 내가 버티려면 체력이 필수였다.
그래서 새해 첫날부터 헬스장에서
즐겁게 운동을 시작했다.
하루는 천국의 계단을 20분 하고 내려왔는데
오른쪽 발목이 시큰하고 이상했다.
뭐.. 이러다 말겠지 하면서 넘겼는데
2주가 지나도 나을 기미가 없었다.
오히려 통증이 갈수록 심해져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이 상태로 콘서트가 열리는 셋째 주가 다되어갔다.
진짜 큰일 났다. 이 발목으로 서울까지 가서
둘째 날 스텐딩 공연까지 보고 와야 한다.
하는 수 없이 서울 가기 전
급히 금요일에 반차를 내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X-ray를 보더니
발목을 다친 적 있느냐고 물었다.
발목뼈 구조에 다친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발목이 약해서 다친 거라고 했다.
치료 방법도 없다. 그냥 쉬는 수밖에 없단다.
사실 4년 전 웨이크보드를 타다
오른쪽 발목이 돌아가 크게 다친 적이 있었다.
그때 치료를 잘 받고 완쾌된 줄 알았는데
아뿔싸.. 발목은 이미 예전보다 약해져 있었다.
하는 수 없다. 일단 무조건 서울은 가야 한다.
통증테이핑을 칭칭 감고 발목보호대까지 단단히 찼다.
이 정도면 튼튼하게 고정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1월 18일 토요일 아침 일찍 고속버스를 타고
콘서트가 열리는 YES24 라이브홀로 향했다.
이번 콘서트 드레스코드는 핑크였다.
마침 집에 핑크색롱패딩이 있었다. 이거지!!
핑크색 바지와 모자, 네일까지 준비해
완전 핑크로 풀세팅을 하고 갔다.
주변 사람들과 덕친 언니도
집에 핑크색 롱패딩이 있다는 걸 신기해했다.
평소엔 거의 입을 일이 없었는데
마치 오늘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딱 맞아떨어졌다.
부락페 이후 해가 바뀌고 공연장에서 만난
예블이 덕친들이 더 반갑게 느껴졌다
잘 지냈냐고 인사하고 서로 챙겨 온
간식이나 굿즈 나눔도 하고 응원봉 인증샷도 찍었다
만나서 반가울 땐 응원봉 인증샷이 필수지!
드디어 2025년 예성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첫곡 Small Things로 무대가 시작되었다.
Between, 같아 우리까지 부락페에서 들었던
익숙한 셋리가 반가우면서도 신났다.
콘서트 오프닝이 끝나고 첫 멘트 시간이 되자,
예성은 제일 먼저 스탠딩 이야기를 꺼냈다.
1년 전과 같은 공연장인 YES24 라이브홀 스탠딩이라
말이 많아서 내심 본인도 걱정이 많았나 보다
스텐딩공연에 온 걸 후회하지 않게 해 주겠다고 했다.
여전히 팬들 생각을 많이 해주는 다정한 사람이다.
그동안 목에 무리가 가서 피해왔던 노래들을
팬들과 소통하며 셋리에 메들리로 다 넣었다고 한다.
이열!! 내가 원하던 노래들 다 들을 수 있는 것인가!
다시 공연이 시작되자 멘트에서 언급한 그대로
그동안 그렇게 듣고 싶어서 기다려왔던 노래들이
차례차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제일 놀라웠던 건 진짜 라이브로 듣고 싶었던
뷰나! Beautiful night!!
뷰나가 발표되었던 2021년은 코로나 때문에
음방이 없었고 라이브영상만 공개되었다.
그래서 무대에서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ㅠㅠ 올해 내 쌩귀로 들어봤다
비록 메들리였지만 이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감미로운 바람결에 날려보아요
도입부가 진짜 환상인 너 아니면 안돼
너 아니면 안돼 는 진짜 많이 들었는데도
어쩜 이렇게 들으면 들을수록 좋을까
일본에서 발표한 노래도
3곡을 메들리로 해서 불러줬다
사실 평소에 가사를 중요하게 듣는 편이라
가사를 모르는 일본어 노래는 잘 듣지 않았다..
콘서트 전에 따라 부르라고
떼창 공지도 해줬는데 못 외웠다.
아무래도 일본어는 나와는 좀 안 맞나 보다.
내가 힘들 때 늘 위로가 되어준 노래 중
가장 사랑하는 달의 노래 무대를 보면서
혼자 눈물이 맺히도록 감동받았다.
이번 앨범 신곡 중 꼭 무대에서 보고 싶었던
Curtain과 Beautiful Paradox!
사실 이 두 곡은 메들리가 아니라
풀버전으로 보고 싶을 만큼 애정하는 노래였지만,
그래도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건 평행선과 Fly!
이 두 곡을 콘서트에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평행선 전주가 흘러나올 때부터 가슴이 울렸고,
Fly에서는 심장이 탁 터지듯 폭발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무대에서 보다니!
정말 환상적이었다.
첫날, 2층에서 본 공연은 보는 내내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비록 무대 위에 선 모습이 가까이 보이 지는 않았지만
무대 전체 연출을 즐기기에는 최고였다.
노래마다 연출되는 무대 조명과
전광판 배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초승달이 뜬 빛나는 밤바다,
별빛이 은하수 되어 흐르는 밤하늘의 달빛,
노을 녘 퇴근길 도시의 야경,
바람 부는 갈대밭과 푸른 하늘, 싱그러운 숲까지.
좋은 장소에 갈 때마다 늘 노래와 함께했던
내 일상이 자연스레 떠올라서
그 순간이 더욱 행복하게 느껴졌다.
걱정스러웠던 대망의 둘째 날,
1층 스탠딩으로 보는 날이 되었다.
숙소에서부터 통증테이핑을 두르고
발목보호대도 차고 양말도 두꺼운 걸로 신었다.
이 정도면 3시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스텐딩 좌석 번호에 맞춰서 차례대로 줄을 서서
입장하고 긴장하며 서서 공연시작하길 기다렸다.
혼자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기다리는데
어라? 내 옆자리에 내 트친이 있는 게 아닌가?
어떻게 그 넓은 스텐딩 구역 안에서
딱 옆자리에서 마주쳤을까
둘이서 진짜 신기하면서도 너무 반가웠다
힘든 스텐딩공연을 둘이서 서로 꼭 붙잡고
의지하면서 같이 보기 시작했다.
공연을 보다 보면 소이 말해
비매너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간간히 있다.
일반 좌석 같으면 서로 각자 따로 앉아있으니
왜 저러지 싶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같이 얽혀서 서있는 스텐딩이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유독 멘트 할 때 이름을 크게 부르며 집착하거나
뒷사람 시야 다 가리게 계속 손을 높게 들고
앞·옆사람을 밀면서 공연을 보는 사람이 있었다.
당연히 다들 그만하라는 눈빛을 보내거나 경고를 했다.
그런데 하필 그 사람이 나와 트친 바로 옆에 있었다.
그 사람이 옆에 있던 트친을 계속 밀면서 공연을 보니
트친이 힘들어해서 자리를 바꿔주기도 하고
뒤에서 미는걸 팔로 좀 막아주면서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결국 일이 터졌다.
비매너 관객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중국팬이
더는 못 참겠다고 그 사람을 끌어내려고 한 거다
그때 하필 그 사람이 안 끌려가려고
내 트친 손목을 잡으며 버텼다.
트친은 손목이 빨갛게 될 만큼 아파했고
나는 그 손목을 주물러주며 위로했다.
화가 난 중국팬에게 번역기 써가며
네가 참으라고 위로해 줬다.
위안을 받으니 화가 좀 가라앉은 중국팬과
근처에 있던 대만팬, 일본팬들까지 다 모여서
그 사람 때문에 공연 보다가 불편했던 점을
나에게 서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번역기 돌려가며 화가 난 팬들을 달래는 사이
무대 위에서 예성이 부른 2~3곡이
통째로 자체 편집되고 말았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후 다시 평화롭게
트친과 둘이서 꽁냥꽁냥 재밌게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같이 행복하게 떼창하고
서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어린아이처럼 손 붙잡고 좋아했다.
트친은 나보다 핸드폰 카메라가 좋아서
찍는 사진과 영상 퀄리티가 엄청 좋았다.
잘 찍힌 결과물을 나에게 보여줄 때
그녀의 행복한 미소에 나도 같이 웃음이 났다.
처음에 발목을 다쳐서 걱정만 가득했던
스텐딩의 매력이 점점 느끼기 시작했다.
함께 무대를 즐기고 노래하며
뜨거운 열기를 함께 하는 기분이었다.
2층에서는 무대 전체 연출을 바라보며 즐겼다면
1층 스텐딩에서는 함께 뛰어노는 기분이었다.
노래가 나올 때마다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며
함께 노래하는 게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행복했다.
계속 서있어야 해서 힘든 것만큼이나 행복감이 컸다
어느새 내가 발목이 아프다는 것도 잊은 채
무대에 푹 빠져서 즐기고 있었다.
앵콜 전 마지막 곡 It's Complicated가 시작되면,
무대 위에서 꽃가루가 눈처럼 흩날린다.
꽃가루가 터질 때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이제 공연이 끝나가는 게 아쉬운 마음과 함께
이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이
한꺼번에 밀려와 터지는 눈물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마지막 순서가 되는 게 너무 아쉬워서
목이 터져라 열심히 떼창 했다.
이틀째 마지막 곡이 되니 목이 슬슬 아팠지만,
내 목 아픈 게 무슨 대수일까.
목이 쉬어가면서도 끝까지 따라 부르며
이 순간을 눈에, 마음에 담았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다.
이렇게 행복했던 이틀간의 공연이 끝났다.
공연이 끝난 뒤 찾아오는 건 늘 아쉬운 이별이다.
1년을 기다려온 공연이었기에,
행복한 만큼 더 눈물 나게 헤어지는 게 힘들었다.
언제 또 이렇게 볼 수 있을까
다시 1년을 기다려야겠지
또 만나는 그날까지 노래도 듣고
영상을 보며 지내다 보면
어느새 만나는 날이 다가온다
생각지도 못하게 반가운 소식이 빨리 들려왔다
4월 앵콜콘 소식이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