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하루 끝엔 언제나 달의 노래
내가 힘들 때마다 듣는 노래가 있다
예성의 미니 1집 수록곡 달의 노래 (My Dear) 다
“힘든 하루였나요?
나에겐 투정 부려도 돼요
또 울컥했던 일이 맴돌고 있나요
괜찮아요 나를 봐요”
달의 노래는 가사 도입부 한 줄만 들어도 마음을 울린다
마음이 힘들 때 예성의 목소리와 함께
이 노래를 들으면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달의 노래를 제일 많이 들었던 시기는
2021년부터 2022년이었다.
4년간 다닌 회사가 경영악화로 폐업하고
이직한 회사에서 일한 지 2년이 되던 2021년,
해외지사 이전으로 인한 해고통보를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퇴사 직후
기존 회사의 업무를 외주로 진행하던
회사에 스카우트되어 일하게 됐다.
하지만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외주 계약이 갑자기 무산되면서
이곳에서도 결국 퇴사하게 되었다.
내 인생이 너무 가혹하게만 느껴졌다.
7년 동안 폐업, 해외 이전, 계약 무산으로
회사 세 곳을 모두 퇴사하게 되었다.
난 내가 하던 일을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인데..
왜 상황은 항상 이렇게까지 안 좋아질까.
한 곳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으며
안정적으로 인정받는 직장생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내 마음과 달랐고 사회는 냉혹했다.
연이은 회사사정으로 인한 퇴사로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무역일을 계속해야 할지
이제라도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이 됐다.
여태 쌓은 경력이 모두 무역일이었기에
다른 일을 지원하기엔 연봉 조건이 맞지 않았다.
금전적인 걸 감수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엔
엄마를 모시고 사는 형편상 불가능했다.
막막한 현실에 눈앞이 깜깜했다
또다시 긴 터널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달의 노래 가사 중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부터 세 가지
참 좋은 것만 생각해봐요
따뜻한 공기
눈부신 날씨와 창 밖에 내 모습
말했잖아요 어두워져야
빛나는 걸 볼 수 있다고"
막막하고 답답할 때면 달의 노래를 듣는다
노래가 나를 위로해 주는 듯했다.
어두워져야 빛나는 걸 볼 수 있다고
지금 이 어둡고 막막한 터널을 지나면
내 인생에도 빛이 올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좋은 것만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원래 하던 업무 계열로
끊임없이 지원서를 넣으며 길이 열리길 기다렸다.
회사에 지원할 때마다 걸림돌이 되는 두 가지가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의 잦은 이직과 나이
면접을 볼 때마다 그동안 회사 사정으로 인한
이직 사유를 랩을 하듯 반복해서 설명했다.
내 개인사정으로 인한 퇴사는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걸
면접 때마다 자세히 말해야 했다.
그리고 면접관들이 가장 고민했던 건
30대 중후반이 되어가는 내 나이였다.
나이가 찬 미혼여자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회사는 나를 채용하기를 꺼렸다.
면접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결혼 계획이 있는지,
만나는 사람이 있는지부터 물었다.
그들에게 내 경력과 업무 능력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입사하자마자 결혼하거나
육아휴직을 쓸 사람이라는
낙인이 이미 찍혀 있는 듯했다.
나는 지금 만나는 사람도 없고
당장 결혼 계획도 없다고 설명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늘 한결같았다.
"사람일은 모른다.
바로 결혼해서 애까지 가질 수 있다"
내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그동안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
설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미혼증명서가 존재하면 발급받아서
가지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
그렇게 허무한 면접이 끝나고 나면
멍하니 밤하늘의 달만 바라보며
예성의 달의 노래를 들었다.
“힘든 하루였나요”
그 한마디로 시작되는 노래는
답답하고 막막했던 내 마음을
예성의 목소리로 조용히 어루만져주는 듯했다.
내가 이 답답한 현실을
누구에게 말할 수 있었을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집에서도 엄마가 걱정하실까 봐
힘든 마음을 꺼내지 못했다.
겉으로는 씩씩한 척했지만
내 속은 무너지고 있었다.
그럴 때면 그저 달의 노래를 들으며
예성의 목소리에 기대어
힘든 마음을 조금이나마 꺼내 놓고
노래에 위로를 받으며 매일을 버텼다.
이 어두운 밤이 지나면
나도 빛나는 걸 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혼자 스스로 다스리는 수밖에 없었다.
노랫말처럼 이 노래가 끝날 때쯤엔
내 삶에도 햇살이 눈부시기만을 기도했다
예성의 노래를 들으며 위안을 받을 때마다
편지를 쓰듯 버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달의 노래를 들을 때면 늘 버블을 보냈다.
면접에 떨어진 그날도 슬픈 마음을 털어놓으며
달의 노래를 들으며 힘을 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날 밤, 예성의 인스타 스토리에
달의 노래가 올라왔다.
너무 놀라웠다 이런 우연이!
사실 뭐 내 메시지를 보고 올린 건 아니었을 것이다.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에게
힘내라고 띄워주는 응원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그날 마음이 벅차서 그렇게 울고 또 울었다.
연이은 면접실패의 좌절을
달의 노래를 들으며 그렇게 1년 반을 버텼다.
어둡고 긴 터널을 걷는 것만 같았던
내 인생에도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회사사정으로 인한 이직, 결혼 여부도 아닌
내 경력과 능력만을 보고 채용해 준 회사를 만났다
힘들 때마다 고민을 털어놓듯 들으며
위안을 받았던 예성의 노래가
나에게 좋은 기운을 나눠준 것만 같았다.
첫 출근이 정해진 후 버블로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고 싶었다.
비록 짧은 버블 메시지에 불과했지만
좋은 소식과 함께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
당신의 노래가 힘든 시기에 큰 힘이 되었고
노래를 들으며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노래가 주는 위안과
지친 나를 위로해 주는 듯한 목소리가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지금도 밤하늘에 달을 보면
늘 달의 노래가 생각난다.
그날 하루 힘들었던 일을 잠시나마 잊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밤마다 달의 노래를 들을 때면
항상 소망하고 기도한다.
이 노래가 끝날 때쯤엔
내 인생에도 눈부신 햇살이 밝게 비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