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타임라이더와 Pink Magic

핑크빛으로 물들인 대관람차의 마법

by 쭈이날다


나에게 예성의 'Pink Magic'은

대관람차의 반짝이는 빛의 향연이다.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는 대관람차에서

바라본 밝고 환하게 빛나는 놀이동산 풍경,

이 모든 게 나에게 핑크매직이었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여름휴가 때 밝은 기운을 받고자

훌쩍 떠난 놀이동산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대관람차가 생각난다.



6년 전 8월 아주 더운 여름,

고대하던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왔을 때였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제조회사로,

거래처와 일정을 맞춰야 하는 업계 특성상

7월 말-8월 초 극성수기가 여름휴가였다.

그 시기는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여름휴가로 쉬는 시기인지라

어딜 가도 사람이 많았다.

1년 중 유일한 공식휴가인 여름휴가를

평소보다 뜻깊고 재밌게 보내고 싶었지만

사실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휴가기간에 무엇을 하며 지낼지 고민 끝에

문득 화려하게 빛나는 대관람차가 보고 싶었다.

마침 부산에서 가까운 놀이동산인 경주월드에서

여름시즌을 맞이하여 저녁 야경을 볼 수 있는

야간개장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놀이동산 야경이라니!! 이건 놓칠 수 없었다.

게다가 여름시즌만 야간에도 운영하니

이건 휴가 때 다녀오라는 계시였다.


그래! 이번 여름휴가는 야간개장이다! 하며

결정과 동시에 혼자만의 여름휴가를 즐기러

당장 경주월드 입장티켓부터 검색했다.

티켓은 종일권, 오후권 2가지가 있었는데

야간개장 시간에 맞춰서 입장을 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입장가능한 오후권으로 구매했다.


당시 나는 차가 없어서 뚜벅이로 여행을 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기장 좌천역에서 경주역으로 가는

오후 2시 반 무궁화호 기차표를 구매했다.

기차를 탄지 1시간 10분 후 도착한 경주역에서

또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나서야

오후 4시에 목적지 경주월드에 도착했다.

출발한 지 2시간 만이었다.


찌는듯한 무더위에 그늘 한점 없었던

경주월드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금세 땀범벅이 될 정도로 줄줄 흘렀다.

도착하자마자 더위도 피하고

허기도 달랠 겸 이른 저녁으로

맘스터치 햄버거부터 먹었다.

그리고 아직 해가 지기 전이라

오후시간에는 드라켄밸리에서

신나게 놀이기구를 탔다.


경주월드 명물 90도 롤러코스터와

어트렉션 놀이기구를 순회하듯 타고난 후,

어느새 해 질 녘이 다 되어가며

놀이동산에도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경주월드에서 진짜 빛의 세계는

해가 진 후 어두워진 저녁이 되면 시작된다.

밝고 쨍쨍하기만 했던 하늘에서

해가 지기 시작하며 점점 어두워지자.

하나둘씩 예쁜 야경 불빛이 켜지고 있었다.


저녁 야경불빛이 켜지자마자

고대하던 대관람차부터 타러 갔다

드디어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경주월드의 전체 야경풍경을 보기 위해

대관람차인 서라벌관람차에 탑승했다.


당시 서라벌관람차 내부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찜통 그 자체였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사방이 막힌

관람차 내부는 진짜 덥고 힘들었지만

하늘을 향해 올라갈수록 눈앞에

아름다운 신세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야경불빛이 켜지며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경주월드 풍경이 한눈에 보였다.

해 질 녘 산등성이에 걸린 핑크빛 노을과 함께

아름답게 빛나는 놀이동산 풍경은

나에겐 아름답고 황홀하면서 환상적이었다.

엄청 크고 거대해 보였던 놀이기구들이

멀리서 보니 작게만 느껴졌다.

곳곳에 불빛으로 빛나는 놀이동산을 보니

마치 동화 속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들로 가득했다.


더워서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힘든 여름에

찜질방처럼 더웠던 관람차였는데도

아름다운 풍경에 어느새 더위도 잊고 있었다.

그 광경을 설레면서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행복했던 대관람차 탑승시간이 끝나고

내려오자 밝은 햇살이 사라지고

하늘이 캄캄한 어둠에 잠겼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나에게 행복을 선사해 준

대관람차에 형형색색의 불빛이 켜지면서

반짝반짝 눈부시게 예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처음이었다.

한동안 대관람차 불빛에 반해서

계속 서서 바라보며 사진만 찍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마치 바로 앞에 마법이 펼쳐진 듯했다.

대관람차 야경불빛은 보고만 있어도

설레고 황홀해지면서 행복해졌다.

마음 깊은 곳까지 환하게 빛내주고 있었다.


예성의 'Pink Magic'을 들을 때마다

행복하게 봤던 대관람차 야경풍경이 떠올랐다.

그때의 아름다운 불빛을 잊을 수 없었다.

또다시 한번 황홀한 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다시 마음을 내어 여행을 가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매번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때를 떠올리며 상상하고 그리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25년 6월,

경주월드 서라벌관람차가 리뉴얼되어

타임라이더로 새롭게 개장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문득 한여름의 대관람차의 야경을 보며

설레고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타임라이더 사진을 보자마자

아 저길 한번 가야 하는데 싶었는데

마침 8월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왔다.


당시에도 제조회사 특성상

여름휴가는 늘 그랬듯 극성수기였고

일상에 지쳐서 인지 어딜 놀러 가겠다는

별다른 여행계획이 없었다.

그때 타임라이더 재개장 소식이 생각나

찾아보니 역시 여름시즌마다 볼 수 있는

야간개장을 진행하고 있었다.

대관람차의 아름다운 야경을

처음 마주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또다시 경주월드로 향했다.


이번에는 오전 일찍 캘리포니아비치로 가서

친구와 신나게 물놀이를 한 후

이번에도 야간개장의 야경을 보기 위해

오후권으로 선택하여 시작시간인

오후 4시에 맞춰서 경주월드로 이동했다.

하필 이 날 오후 3시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도 약해서 금방 그칠 거라 생각했다.

설마 이대로 계속 비가 내리려나?

에이 좀 있으면 그치겠지 싶던 비는

경주월드로 넘어간 오후 4시부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입장하자마자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해가 지기 전 드라켄밸리에서

놀이기구부터 하나씩 타며 즐겼다.

처음엔 빗속에서도 운행을 하던

놀이기구들이 빗줄기가 점차 거세지자

하나둘씩 우천으로 운행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사실 해가 진 후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저녁 7시 넘어서 하늘이 어두워졌을 때

타임라이더를 타며 야경을 보려 했지만,

그렇게 고대하고 기다리던 대관람차 마저

비 때문에 급작스럽게 운행이 중단될까 봐

6시 41분 해가 지기 전이었지만

서둘러 타임라이더로 향했다.


타임라이더는 이전 서라벌관람차보다

훨씬 더 화려하게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예전 대관람차였던 서라벌관람차는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처럼

원색의 화려한 모습이었다면

타임라이더는 보라색, 노란색의

신비로운 보색 대비로 디자인되어

아기자기한 동화 속 세계를 옮겨놓은 듯했다.


마치 이상한 나라 앨리스 속 마법으로 가득한

판타지 속에 존재하는 거대한 기구 같았다.

파란빛 보랏빛 노란빛 야경불빛이 더해져

몽환적이고 신비롭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타임라이더는 방식이 새롭게 바뀌어서

이동형 고정형 2가지 중 선택이 가능했다.

난 안전하고 평화롭게 풍경을 즐기고자

이동식 보다는 고정형을 선택했다.

(멀리서 봐도 계속 움직이는 이동형은

왠지 멀미가 나서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주변 실제 후기도 어지럽고 무서웠다고 들었다.)


리뉴얼된 대관람차는 훨씬 깔끔하고 좋았다.

그리고 그땐 없었던 에어컨이!!!

드디어 쾌적한 에어컨이 설치되었다.

크 이거지 여름에 관람차는 찜질방이었는데

이젠 에어컨이 설치되어 덥고 습한 날씨임에도

타는 내내 시원하게 휴식할 수 있었다.


관람차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하자,

예성의 'Pink Magic'을 들을 때마다

떠올랐던 설렘 가득한 대관람차에서 바라본

야경풍경이 다시 한번 눈앞에 펼쳐졌다.


드디어 이 노래와 황홀하고 행복한 순간을

또다시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당장 'Pink Magic'을 재생했다.


'흑백인 나의 하루에
너라는 눈부신 Rainbow
It's like a magic feel
나 너를 만나고 달라져 가


'It's like a magic feel
나 너를 만나고 달라져 가
You make me pink all day
내 모든 매일이 물들어 가
넌 마치 Pink magic

Cause you're my pink magic
Cause you're my pink magic


You make me pink all day
내 모든 매일이 물들어 가
넌 마치 Pink magic

Cause you're my pink magic
Cause you're my pink magic'


You're like a magic feel
나 너를 만난 건 기적인 걸


You're like a magic dream
네 모든 세상이 꿈만 같아
So I'm in love all day
내 모든 세상이 다 빛이 나'



정말 오랜만에 너무 좋아하는 대관람차와 다시 만났다.

심지어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제야 그리웠던 야경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하필 비가 거세게 내리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다.

'창문이 빗방울 때문에 흐릿해져서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겠구나'라고

우려했던 나의 마음은 타임라이더가

떠오르자마자 괜한 걱정이었음을 깨달았다.


관람차가 하늘을 향해 천천히 올라가자,

마치 무대에서 서서히 막이 올라가듯

경주월드 전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록 비가 와서 창문에 물방울로 가득했지만

그 순간 내가 그동안 그립고 보고 싶었던

나만의 핑크매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놀이동산 곳곳에 환한 조명이 빛나고 있었다.

빗방울의 물기를 머금은 야경조명은

물기 어린 바닥에 거울처럼 그대로 비쳐

온 세상을 물들이며 더욱더 빛을 내고 있었다.

놀이동산 전체가 온통 빛의 향연이었다.

다시 한번 그때의 그 동화 속 세계에

퐁당 빠져든 것만 같았다.


기적처럼 만나게 된 온 세상이

빛으로 물들어가는 황홀한 풍경이었다.

두근대는 설레는 마음으로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늘로 올라갈수록 아름다운 야경에 반해

짜릿하면서도 가슴이 뛰는 기분이었다.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었다.


누군가와 행복한 핑크빛 사랑에 빠진다는 게

이런 느낌이 아닐까.


사실 당시 놀이동산에 오게 된 건

놀이기구를 즐기고자 한 건 아니었다.

그저 야간개장 때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야경으로 수 놓인

놀이동산의 풍경이 보고 싶었다.

혼자서 훌쩍 떠나듯 왔던 나에게

황홀하게 빛나던 야경조명과 함께

아름답고 환하게 온 세상을 물들이는 듯한

놀이동산의 풍경을 보여준 게 대관람차였다.


놀이동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밝은 에너지가 좋았다.

에버랜드에서는 놀이동산을 표현하기를

환상의 나라 라고 했던가.

즐거운 축제가 열리는 영원한 행복의 나라.

놀이동산에 들어서면 힘차고 밝은 음악과 함께

사람들의 얼굴엔 모두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이 순간만큼은 일상의 근심걱정 없이

기쁨이 빛을 받아 밝고 환해진다.

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활기찬 에너지가 차오르는 듯했다.


그중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빛으로 가득했던 대관람차 야경이었다.

그저 일상에 찌들어 흑백으로 가득했던

나에게 환한 핑크빛 에너지를 주는 듯했다.


나를 반겨주는 듯했던 맑은 날씨와

공중에서 마주한 따뜻한 조명으로 가득했던

활기차고 밝은 놀이동산.

그리고 해 질 녘 어두운 하늘아래

형형색색 원색으로 빛나던

서라벌 관람차의 눈부신 야경과

판타지 동화 속 세상 같았던 타임라이더.

그리고 그 순간을 나와 함께해 준

예성의 'Pink Magic'까지.


이 환상의 세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 만큼 설렘에 푹 빠져있었다.



이후 예성의 'Pink Magic'을 들을 때면

항상 경주월드 대관람차 야경이 떠올랐다.

꼭대기를 향해 올라갈 때 마주한

놀이동산에서의 형형색색 빛나는 조명들과

밝은 핑크빛으로 반짝이는 관람차까지,

나를 다시 숨 쉬게 하는 마법 그 자체였다.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꿈만 같았던 세상에서

환하게 빛을 비추고 있는 듯했다.

눈부시게 밝고 빛나는 에너지가 그리울 때면

언제나 'Pink Magic'을 들으며

행복하게 설레었던 그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25년 8월 여름, 다시 찾았을 때는

더 동화 속 세계를 표현한 듯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타임라이더가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예성의 'Pink Magic'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자,

처음 이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해했던

그때의 내 모습이 생각나는 동시에

또다시 기적 같은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행복감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창밖의 빗방울은 마치 핑크빛 보석처럼

반짝이며 나를 축복해 주는 듯했다.

놀이동산 곳곳에 켜진 조명을 따라

모든 게 환한 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비록 하늘에서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마음속엔 가사처럼 눈부신 무지개가 뜬 기분이었다.


지금도 'Pink Magic'을 들을 때면

빛나는 행복감을 선사해 준 서라벌관람차와

동화 속 세상 같았던 타임라이더에서 본

경주월드의 반짝이는 풍경이 떠오른다.


누구나 마음속에 이런 순간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지금도 나는 가끔 일상이 지칠 때면

환하게 빛내며 밝은 에너지와 함께

설레는 행복함을 선사해 주었던

나만의 'Pink Magic' 대관람차가 생각난다.


언젠가는 이때의 황홀한 순간을

또 만나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그 당시 나를 설레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준 빛나는 대관람차처럼

이제는 또 다른 'Pink Magic'이 나에게 다가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