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 - [YAHO] 다시 듣기
음악은 체육이다. 소리가 스피커 밖으로 나와 사람을 움직이지 않으면 체육이라 할 수 없다. 만드는 사람도 움직이고 듣는 사람도 움직일 때 음악이 콘텐츠에서 예술로 진화한다. 오락에서 놀이로 거듭난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감상 또한 체육에 가깝다. 하던 것을 멈추고 가만히 음악을 들으면 몸이 떨린다. 고막이 울린다. 마음이 부서진다. 모든 것이 무너진 자리에 새로운 감성과 생각이 알아서 피어난다. 변화하는 시간이다.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체육이므로 음악 감상 또한 체육에 가깝다.
움직이고 싶은 데는 이유가 없다. 움직임 자체가 이유다. 움직임이 목적이고 성과다. 보상을 기대할 필요가 없다. 움직임이 무언가 선물한다. 발 뻗고 잘 수 있도록 피로를 주고 움직이며 느낀 의미와 추억도 선물한다. 산을 올라야 산이 선물을 준다. 유튜브에 검색한다고 산에 관한 경험을 말할 수 없다.
[YAHO]는 산에 올라 지르는 소리다. 소리를 지른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내용만큼 중요하다. 산에 올라야 소리를 지를 수 있다. 나뭇가지를 붙잡고 가파른 곳을 기어오를 때 야호의 맛이 진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은 편하게 야호를 외칠 자격이 없다. 그것은 경험이 아닌 체험이다. 여정이 아닌 관광이다.
여정을 뜻하는 journey와 일기를 뜻하는 journal의 어근을 거슬러 본다. 하루를 뜻하는 라틴어 dies가 그 끝에 있다. 하루 동안 겪은 경험이 journey고 하루를 기록하면 journal이다. 하루를 어영부영 보내면 여정도, 일기도 없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하루 종일 시간 보내기다. 흐르는 시간을 몸과 마음에 새기며 장악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놀고 싶을 때 놀고. 번개처럼 갑자기 찾아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이유도 모른채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오르지 못할 산을 오르고 야호를 외치고 싶다. 올라야 하므로 오르지 않는다. 오르고 싶으므로 오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