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이 없는 추억
요 며칠 내내 친구가 두부조림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 나물이 먹고 싶다고 하고, 또 그러다 생선구이가 먹고 싶다고 하고... 그도 그럴 것이 자취를 하다 보니 먹기 싫어서 반찬 투정 부렸던 각종 제철 나물들과 생선 구이 등 엄마 밥상 필수품들이 그리워진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아닌 밑반찬은 선뜻 만들어 먹기 부담도 되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제, 친구랑 일부러 합정에서 만나 망원시장 쪽으로 걸었다. 평일 낮이었지만 역시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핫한 구역을 조금 지나자 비교적 사람이 적어서 이리저리 시장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간장 게장, 양념 게장, 장조림, 계란말이 등 반찬거리가 엄청 많았고 친구랑 나는 그중에 가장 매대가 비어있는(?) 곳을 골랐다. 아직 낮인데 매대가 비어있는 건 그만큼 손맛이 좋은 집이라는 게 아닐까 짐작하며...! 그곳에는 친구가 그토록 원했던 두부조림도 있었다! 우리는 두부조림, 호박잎쌈, 6종 나물까지 1만 5천 원어치의 반찬을 구입해 집으로 돌아왔다.
나물을 정갈하게 세팅하고 된장찌개 끓여서 먹을까 하다가 노선을 변경해 양푼 비빔밥을 해 먹기로 했다.
요리사 친구가 많은 내덕분에(?) 우리 집 냉장고는 맛있는 것들이 참 많은데, 그중 하나는 강형구의 부추김치! 망원 시장에서 구입한 나물과 부추김치를 밥 위에 올리고 고추장 한 스푼과 참기름을 두 바퀴 돌렸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
맛 후기는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