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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희 작가 Jun 04. 2023

첫 해외 촬영은 스위스였다 (1)

6. 운 좋은 놈

6년 차 때, 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는데 고정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으로 프로그램이 갑자기 폐지 된 적이 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백수(?)가 될 위기였는데, 같이 일했던 15년 차 언니가 해외 촬영이 주가 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었다. 다행히 스타트 시기가 맞아 일주일 뒤부터 출근을 했고, 스위스 촬영을 준비했다.


이미 기획할 때부터 출연자는 정해져 있었고, 출연을 확정 지은 상태라 출연자 섭외에 품을 들이진 않았다. 다만, 넓디넓은 스위스의 도시 3개를 돌아다녀야 했고 촬영은 4박 5일 진행이었다. 도시마다 이동 시간도 꽤 길고 현지 촬영 협조가 관건이었다. 동선 짜는 게 가장 큰 일이자 임무였다.


3개의 도시, 나는 ‘취리히’를 담당했고 제일 먼저 자료조사를 시작했다. 자료조사를 추가하고 또 추가하고, 취리히를 가본 적 없지만 이미 취리히는 내 머릿속에 저장! 거짓말 많이 보태서(?) 눈 감고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많이 봤다. 촬영 시작을 취리히에서 할 예정이라, 나는 답사를 해야 해서 본촬영 3일 먼저 스위스로 넘어갔고 사진으로만 보던 스위스가 눈앞에 펼쳐졌다.

(왼) 출장용 배낭 / (우) 취리히 중앙역

시간이 촉박해서 취리히 답사만으로 3일의 시간을 다 썼으나, 답사하면서 알게 된 정보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취리히 답사&촬영 때 묵은 호텔은 중앙역에서 도보 15~20분 위치에 있었으며 호텔에서 투숙객에게 자전거 대여를 해주었고 방에 비치되어 있는 폴라로이드로 1개의 필름(총 10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아주 힙한 호텔 24시간도 모자라 25시간이 필요한

호텔에서 무료 자전거 대여가 된다는 걸 알았으면, 구성에 출연자들이 취리히 도시 내 이동 할 때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그림을 찍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당시에도 의견을 제시했으나, 촬영은 하지 않았다. 정신이 없었겠지 뭐.


아무튼 본진이 도착했을 때, 작가들에게 바로 알려주었다. “폴라로이드 무료야! 이 호텔 떠나기 전에 사진 찍어둬!” 찍었는지 모르겠다.


취리히에서의 촬영은 하루 반나절이었다. 답사 때는 비가 조금씩 자주 내려서 힘들었는데 다행히 촬영 때는 날씨가 아주 맑았다. 본진 누군가가 날씨 요정이 아닐까 싶다. 촬영하는 내내 날이 화창해서, 어떤 카메라 감독님은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씩 러닝을 했다고 했다.

사람이 가면 자기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하트를 그려주는 똑순이백조들

생각보다 촬영 역시 수월한 편이었다. 미리 관광청의 도움으로 현지 촬영 협조를 다 받아둔 덕에(?) 출연자들과 상인들, 현지인들도 잘 어울릴 수 있던 것 같다.

스위스 취리히 어느 공원에서 열린 플리마켓 촬영 중

아! 당시에는 스위스 관관청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다운로드하면 프라이탁이 15%인가 20% 할인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꼭 프라이탁을 사오리라 쿠폰을 챙겼으나 살 수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로 (1)을 마친다.


+ 아22! 취리히 중앙역 근처에 아주 맛있는 중식당이 있다. jmtgr 그 자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점심으로 들러서 한번 더 먹었다. 진짜 못잊어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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