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신혼여행
결혼식까지 두 달...! 아직 신혼여행지를 정하지 못한 우리 부부는 더 고민하지 말고, 그냥 둘 다 공통으로 가고 싶은 나라를 고르기로 했다. 각자 원하는 여행지 세 곳을 말해보기로 했고, 둘이 공통으로 들어가는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서른 살을 한 달 남기고, 나는 하던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떠났다. 한 달의 여정 중에 스페인 방문도 예정되어 있었으나 스페인으로 떠나기 3일 전엔가? 바르셀로나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접하곤 무서워서 스페인행을 취소했다. 비행기 티켓도 날리고 예약해 둔 숙소도 날렸지만, 덕분에 크리스마스를 프랑스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에서의 프랑스는 낭만 가득할 것 같지만(?) 실로,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버려서 한국인 동행들을 구해 한국인들끼리 모여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때 당시 스페인을 가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웠는데, 2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유럽을 갈 기회가 생겼다! 신혼여행! 그렇다면 무조건 나는 스페인에 가고 싶었다.
참 신기하게도 남편 역시 스페인을 원했다. 이유는, 남편이 멕시코 주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스페인어에 능숙했지만 정작 스페인은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멕시코에 다녀온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어렵고 힘들게 배운 스페인어를 까먹기 전에 스페인에 가서 스페인어를 맘껏 쓰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무릎을 탁! 치며, 스페인으로 가자! 를 외쳤다. (집에서...)
비행기 티켓도 참 감사하게, 매번 해외촬영을 갈 때마다 비행기 티켓 발권부터 비자까지 맡기는 여행사가 있는데, 마침 그때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촬영 때문에 그 여행사와 같이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결혼식을 앞뒀다는 걸 아시곤 비행기 티켓 끊는 걸 도와주시겠다고 했다. 보통은 3%의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결혼 선물이라고 수수료를 받지 않으셨다. 그렇게 마드리드 in - 바르셀로나 out으로 티켓을 발권했다.
2주 정도의 여행 기간 동안, 우리는 스페인만 여행하기로 했으며 이제부터는 루트를 정해야 한다.
고심 끝에 마드리드 -> 세비야 -> 그라나다 -> 바르셀로나 루트를 기본으로 정하고, 그 안에서 할 것들을 정하는 일만 남았는데... 정리를 하면 할수록 가고 싶은 곳은 왜 이렇게 많은지...! 2주로는 모자랄 정도였다. 우선, 마드리드에서는 톨레도&세고비아 근교 투어를 계획했고, 세비야에서는 렌트를 해서 근교 여행 및 그라나다까지 차로 이동하기로 했으며, 바르셀로나에서는 기차를 타고 발렌시아로 넘어가 축구 경기를 관람, 가우디 투어 등 최소한으로 잡았음에도 일정이 꽤 빡셀 것 같아 걱정됐지만 우리 둘 다 성향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들이라 위 일정을 감행했다.
(세비야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할 때, 론다와 말라가를 들르는 일정을 추후에 추가)
자, 루트를 정했으니 지금부터는 일정에 맡게 숙소 및 각종 티켓을 구입하는 일이 남았다. 숙소 및 세부 일정은 2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