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결혼 생활
결혼 3개월 전, 남편 오피스텔 계약 만료로 우리는 조금 일찍 살림을 합쳤다. 내가 살던 오피스텔 계약이 1년 반이 남았고, 남편과 나의 직장과도 가까웠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 이사하지 않고 이 집에서 계약 기간을 채우기로 하고 남편이 우리 집으로 들어온 셈이다.
나는 이 집에서 거의 8년째 살고 있었기에 웬만한 가전, 가구 등 살림살이가 있었고 남편의 짐은 옷이 전부였다. (살던 오피스텔에서 쓰던 가구는 이사하면서 싹 처분했기 때문)
그렇게 우리는 결혼 3개월 전부터 함께 살게 되었다. 나는 형제가 없는 외동이었고, 결혼 전에 사촌 동생과 함께 산 경험을 제외하면 누구랑 딱히 함께 살아본 경험이 없고 특히 집안일을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경험 역시 없었기에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남편 역시도 그랬을 텐데, 천천히 하나씩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때론 놀라기도 때론 찌푸리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결혼 1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다. 도대체 왜? 양말을 뒤집어서 벗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처음엔 잘못 벗었겠거니 싶었는데 몇 번 반복돼서 물어보니 자기도 몰랐다고 그랬다. 한번 얘기하면 안 그러는가 싶더니 결국 또 반복된다. 짜증도 내보고, 나도 양말을 뒤집어 벗어놓고 남편에게 세탁기를 돌리라고 한 적도 있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뒤집어 벗으면 벗는 대로, 그대로 세탁기 돌리고 그대로 개켜 두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 양말을 신을 때 “어? 양말이 뒤집어졌네?”하곤 본인이 스스로 뒤집어서 신고 나간다. 나도, 남편도 양말에서 해방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스타일을 맞춰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왜 양말을 뒤집어서 벗는지에 대한 의문, 궁금증... 은 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런 거 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