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와 박은석의 상반된 이야기
단순히 반려견 혹은 반려동물과 삶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가 아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뿌리를 내린, 하나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곧 나 자신을 향한 존중이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깊은 깨달음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반려견,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높여준 것이다.
얼마 전 어느 배우의 미담 하나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경상남도 소재의 한 유기동물보호소가 SNS에 안락사 시행 명단에 오른 유기견에 관한 소식을 게재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양의사를 밝힌 사람이 나타났는데 바로 배우 조승우였던 것. 그는 해당 유기견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지난해 9월부터 줄곧 마음에 담아오다 결국 입양을 결정하는데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더욱 귀감이 되었던 바는 그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평소 애견인으로 유명했고 반려견을 키워본 경험도 있으니 결정이 좀 더 수월했을 거라 여길 수 있으나 실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과정을 거쳤다 볼 수 있다. 하나의 생명을 자신의 삶 안에 들이는 일의 막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충분한 고민을 이행하고 맞아 들이는게 너무도 당연했을 터.
덕분에 이 당연한 과정이 아직 당연하게 인식되지 않은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본이 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일에 있어서 순간 솟아오르는 마음을, 그것이 아무리 측은함이나 안타까움 등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주의해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보다 ‘키우다 안 되면’이란 고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끝까지 곁에 두며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단이 더욱 필요한 까닭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배우 박은석을 두고 일어났던, 반려동물의 대한 인식 논란을 언급해 보아야 하겠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여 두 마리의 고양이와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 박은석은, 방송 이후, 과거 적지 않은 반려동물을 키우다 파양했다는 사실이 불거지며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그런데 해명한다고 내놓은 해명이 더욱 문제였다. 논란을 사실로 확인하게 함은 물론이고 입양과 파양에 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까지 증명하고 만 것이다.
“박은석 배우는 동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배우로, 반려동물을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함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 어찌할 수 없는 상황과 형편으로 인해...”
해명에 실린 반려동물들은 한 두 마리가 아니었고 대부분 품종견, 품종묘였으며, 홀로 있게 된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입양했다가 여건이 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보내지는 모양새였다. 무엇보다 아무리 좋은 곳을 찾아 보낸 것이라 해도, 엄연한 파양 행위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었고, 박은석이 직접 사죄의 입장을 밝히면서야 일단락 되었다. “나부터 달라져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저처럼 심각성을 몰랐던 분들도 알게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마치 선례와 악례가 되기 위한 것 마냥 비슷한 시기에 상반된 방향으로 일어난 두 이슈는, 현재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이전보다 깊고 진중해졌음을, 그와 동시에 개선되어야 할 문제적 시각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깨닫게 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우리 자신과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할 귀한 생명이다.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스타일수록 명확히 정립하고 있어야 할 인식으로, 이를 가장 손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반려동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다. 이를 기억하여 되도록이면 선례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