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간호사 아니고 스페셜리스트
오랜만에 글을 적어본다. 브런치에 글을 매일같이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고 나의 글을 봐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글을 엮어 출판사와 계약하기도 했지만, 회사와 나의 사정으로 출간되지 못한 원고도 그대로 나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간호사로 인천 강화에 위치한 종합병원에 출근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의 경력은 참 다양하다.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아주 다양하고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하고 그만두고 이직하기를 여러번 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나의 첫 근무지다. 나의 직업경력 중 가장 오래된 곳이기도 하다. 신규간호사이기에 많이도 버벅거렸다. 그리고 열정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아직까지 연락하는 좋은분들도 만났다.
사실 큰 이유가 없었다. 그 곳을 그만둔다는 건 나에게 참 많은 의미를 남겨주었다. 큰 생각없이 고민없이 첫 직장을 그만두었고, 그리고 나는 참 많이도 방황했다. 법률사무소 의료소송 간호사로 일을 배웠지만, 병원임상과는 너무나 다른 조직도와 업무분야였기에 작은 고비를 넘지못하고 몇개월 되지 않아 그만두었다. 뚜렷한 목표가 없이 덤벼들어서였을까? 임상과 비임상은 아주 달랐고, 문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상담을 해야하는 법률사무소의 일은 나와 맞지 않았다.
결혼을 하면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라는 곳에 입사했다. 임신을 한 상태임에도 나를 받아준 고마운 회사였다. 그만큼 인재또한 중요한 회사였다.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임상시험에 관해 교육을 매일매일 들었고 병원과는 다른 임상(연구)분야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병원에 근무하는 거의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교대근무 자체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단지 상근직으로 다른 직장인들과 생활하기를 나 역시 원했다. 임상시험수탁기관에서는 그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외근이 참 많은 직종이었다!
임상연구를 하는 기관은 대학병원급이다. 그래서 임상시험이 제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CRA 가 각 병원을 방문해서 기록과 문서를 확인한다. 간호사나 수의사, 화학관련 계통의 학과를 졸업하고 회사가 원하는 경력을 만족하면 CRO에서 근무하는 것도 좋다. 다만 외근이나 사람을 만나고 교육하는 일에 흥미와 적성을 가지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임신하고 막달이 되기까지 전라도를 포함해 다양한 곳을 방문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출산하고 3개월이 지나 복귀를 하면서 첫아이를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길때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그런 과정들 또한 지나가고 아이와 나는 무럭무럭 성장했다.
이후 경기도 김포로 이사오면서 집 가까이에 위치한 김포의 한 종합병원에 입사하여 주사실, 중환자실 PRN, 통증의학과 외래간호사, 혈관조영실 간호사로 다양한 분야와 파트에서 간호사로 역할을 임했다. 방문간호사로 일을 시작하면서 자유로운 근무시간과 문서개발에 관한 많은 업무를 익힐 수 있었고, 내가 만든 문서가 자료로 제작되는 과정을 보면서 참으로 신기하고 뿌듯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장기요양보험 어르신을 방문하기도 하고, 양압기를 사용하기는 환자를 교육하기도 하고, 자가주사하는 방법을 교육하며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운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소아전문병원에서 주사실 간호사로 근무하기도 했고, 개인의원에서 정형외과 처치를 보조하기도 했으며 개인소아과의원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개인의원에서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간호사로서 업무를 경험하였고, 임상과 비임상을 거치면서 환자를 대하고, 문서작업을 하고 차를 운전하면서 광범위한 간호사가 갈수 있는 범위와 영역을 두루두루 경험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치있고 의미있는 경험과 삶이었다.
간호사로서의 삶
엄마로서의 삶
작가로서의 삶
조각조각의 경험들이 퍼즐을 맞추듯 이루어지는 순간이 온다. 나 역시도 그랬다. 아주 다양한 분야의 경력이 모여서 지금의 내 모습을 이룬다. 아직도 미완성인 나의 삶이지만, 이 조각은 또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까?
종합병원 수간호사로 입사하다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 업무를 배우고 익히는 중이지만, 그리고 지난며칠 둘째아이가 방광염이 와서 입원치료를 했지만,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러한 과정도 지나가고 있다. 고비고비가 오고, 문제와 상황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내가 가진 생각과 의식들로 하나하나씩 도움받으면서 풀어나가려고 한다. 나의 최종목표는 정희정 책방과 북클럽, 그리고 글쓰는모임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그림책모임을 유지하고, 그림책관한 강연 강의를 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앞으로의 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