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일과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집안일을 정리하고 둘째 아이의 유치원 등원준비를 한다. 며칠 전까지만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천 강화의 종합병원으로 출퇴근하던 나는 수간호사였다. 외래의 업무를 보고 팀장님의 일을 도와 관리교육의 업무를 하던 간호사였고 부서장이었다. 아침 7시에 차를 몰고 나와 김포에서 강화로 출퇴근했었다. 그랬던 내가 무식하고도 용감하게 창업이라는 길에 들어섰다. 단지 '책방'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나와 아이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시도하고 마침내 책방 문을 열었다.
갑자기 라는 단어는 나에게 없었다. 아주 우연히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만났고 책을 깨고 싶었던 (책을 좋아하고 싶었던) 나는 매번 시도에 시도를 했었다. 신규간호사 시절부터 말이다. 깨부수고 싶었다. 책이라는 벽돌을 말이다. 하지만 일년에 백권 읽기, 책을 좋아하고 싶었던 나의 시도는 좀처럼 통하지 않았다. 책이라는 벽돌은 너무도 단단했다. 하지만 결혼하고 첫째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경기도 김포의 작은 도서관에서 아주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책이 재미가 될 수 있구나! 라는 깨달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랬다. 나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책을 이때까지 만나지 못한 것 뿐이었다! 그렇게 책은 나에게 재미로 처음 다가왔다.
책을 두루두루 읽었지만, 가장 만만한 책부터 읽어나갔다. 작은 도서관은 그랬다. 나에게 그래도 만만했다. 새 책을 좋아했고 재미있을거 같은 책을 빌려읽었다.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어내려갔다. 에세이나 독서에 관련한 것도 아주 많이 읽었다. 하지만 너무 어려운 책이나 한줄조차 버거웠던 책은 읽지 않았다. 빌려도 다 읽은 책도 읽고 매 페이지마다 적을것이 너무도 많은 책이 있었다. 반면 정말 읽기 어려운 책도 있었다. 그냥 싫은 책도 있었다. 책의 종류는 많고 다양했고 거대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 집중했다. 술술술 읽어내려가는 책을 읽었다. 만만한 책이 나에게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고 아끼고 싶은 좋은 구절은 간간이 노트에 필기했다. 독서노트를 만들기도 했다. 책을 읽은 그날의 감정을 적기도 했다. 첫째 아이와 도서관을 드나들기도 했다. 아이는 난생처음 도서관카드를 만들었다. 빨간색코트를 입고 약간 수줍지만 당당했던 첫째아이의 표정이 기억난다. 아이는 책을 좋아했다. 그림책을 매일같이 읽어주려고 노력했고 아이는 나의 노력을 받아주었다. 나카야미와, 요시타케신스케 등 귀여운 그림체와 웃긴 이야기들이 그림책 세상으로 인도해주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동안 나도 아이도 함께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 그림책이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20년간의 간호사 생활을 마침표를 찍었다. 그림책이란 세상을 알게된 후 책을 쓰고 싶었고 글쓰는 방법을 배우면서 책쓰기에 도전했다. 할머니댁에 갈 때 캐리어에 책부터 담는 아이를 보며 <책 먹는 아이로 키우는 법> 첫번째 저서가 탄생했다. 책 먹는 여우를 닮은 책이다. 책의 제목을 정할 때 <책 먹는 여우>를 생각했었다.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 임상(병원)에서 있었고 방문간호사를 3년 동안 하기도 했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그림책과도 늘 함께였다. <엄마책가방 속 그림책>은 간호사로 일하면서 그림책을 써내려간 이야기를 엮어만든 책이다. 책을 읽을수록 책이 쓰고싶어졌다. 그런 마음이 책방을 내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내가 책이 어려웠던 기억이 있었고, 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책을 추천하고 어떻게 독서해야하는 지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책 읽어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에게, 부모님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왜 김포였을까? 사실 친정인 구미에 내려갈까도 생각했다. 남편이 있던 다른 지역으로 갈까도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김포중에서도 구래역이냐 마산역이냐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초보창업자에게 모든 것이 고민이고 고비였다. 아는 지인이나 가족중에는 자영업자가 없었고, 이미 하기로 한거 나혼자 돌파해보기로 했다. 병원에 일하면서 짬짬이 창업과 관련된 교육을 듣기도 했고 결코 만만하다고 생각지 않았다. 책쓰기를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만만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내 책을 쓸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창업도 그랬다. 언젠가 한번은 창업해봐야하지 않을까? 창업하고 싶다. 나도 사업을 하고 싶다. 막연한 바램이 믿음으로 굳어져갔다. 그리고 책방을 계약하면서 본격적으로 인테리어회사를 정하고 나만의 책방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부터, 간판을 어떻게 달지, 바닥을 어떤 색감으로 할지, 조명은 어떤 조명으로 할지, 포스기는 어떤걸로 정할지 모든 게 처음이었다. 평생 누군가주는 월급만 받아먹던 내가 이제 모든 걸 스스로 결정내리고 판단해야하는 위치가 된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돈이 필요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최대한의 대출을 받으려고 했다. 인테리어와 간판, 에어컨 등 기본적인 시설을 준비하기에도 1000~2000정도는 든다. 책방 상가를 계약하는데에도 1000~2000 정도가 들었다. 지역마다 지역상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있는 지역과 상권의 예를 든것이다. 가장 중요한 책은 집에 그동안 사모았던 그림책과 책을 시작으로 필요한 책들을 B2B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웅진북센과 알라딘 에서 도서구입을 했다. 2023년 1월 30일에 사업자등록을 했고 실제로 간호사일을 하면서 책방은 나의 거주지주소로 정해두었다. 한달에 한번 그림책 모임을 할 때 '나 책방하고 있어요' 간간이 알리는 정도였다. 책방은 역시 누군가가 보아야 하는 곳이고 열린 곳이어야 한다.
홈CCTV는 이미 집에서 설치해두고 간간이 필요한때마다 보고있었기에, 인테리아 실장님에게 가벽위쪽으로 달아달라고 부탁드리고 홈CCTV를 달았다. 긴 사다리가 필요해서 구입하고 SD카드를 별도로 구매해서 끼워넣었다. 아무도 알려주는 않은 소소하고 작은 일들이 나에게는 도전이었고 설렘이었다. 인터넷과 와이파이도 기존에 사용하는 것과 결합할인을 받아서 설치했다. 비가 부슬부슬오는 날 이사를 했다. 전체이사는 아니지만, 책방에 둘 테이블과 식탁, 의자 그리고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책이 정말 많았다. 미소 라는 어플에서 반포장이사를 예약하고 입주청소도 일정에 맞게 예약해두었다. 굉장한 책들이었지만 정성들여 포장해주고 비가 오는대도 깔끔하게 이사를 도와주셔서 이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혼자서 오셨기에 (내가 아무리 도운다한들) 많이 힘드셨을텐데 내색도 안하고 묵묵히 짐을 챙겨주었다.
오픈 당일에는 정말 많이 긴장되었다. 첫 개시를 하고 책방운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블루투스키보드를 켜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최고그림책방이 나의 일터이고 나의 보금자리다. 아이들과 언제나 함께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틀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과 함께여서 더없이 좋다.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하지만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하나씩 시도하고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주 단단한 벽돌같았던 책을 깨부순것 처럼 창업이라는 자리를 조금씩 넓혀보려고 한다.
김포에 그림책거리를 만드는게 나의 목표이자 사명이다. 내가 왜 구래역에 책방을 냈을까? 구래역에는 책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필요한때 언제든 와서 책을 볼 수 있는 책방을 오픈하게 되었다. 반려동물이 많기에 반려견에 관한 책들도 많이 구비했다. 요리에 관심이 있거나 건강에 관심있는 분들이 있다면 책장한켠에 관련도서도 구비해둘 생각이다. 책이라는 건 그렇다. 언제 어느때 누구와 만나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나의 책방이 사람으로 책으로 성장의 기쁨으로 가득차는 곳이 되길 바란다. 당신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