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은 창업
도서관의 다른 책들을 보다가 이상화 작가의 <평범한 아이를 공부의 신으로 만든 비법>이라는 책을 만났다. 사실 그 전까지는 첫아이가 그림책을 가져오면 읽어주는 정도로 크게 "책을 읽어주어야지" 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한 구절을 만나고 그림책읽어주기의 큰 획을 긋게 된다. 나의 첫번째 책 <책 먹는 아이로 키우는 법>에서 인용한 구절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나이만큼 책을 읽어주라는 내용이었다. 한살이면 하루에 한권, 두살이면 하루에 두권... 첫아이가 다섯살이었을 때 다섯권 양의 분량을 읽어줄 정도로 그림책읽어주기에 몰두하던 시기였다.
나의 최근 저서를 탄생하게 한 책은 바로 짐 트렐리즈의 <하루15분 책읽어주기의 힘>이었다. 그 당시 만난 책읽어주기의 방향을 제대로 알수있게 해주었다. 저자는 아버지가 어릴 적 읽어준 기억이 좋아서 자신의 두 아이들에게도 책을 읽어주었는데, 학교도 기관에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부모나 학교선생님들이 책을 읽어주지 않아서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만 13세가 될 때까지는 꾸준히 읽어주어야 한다는 말도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보통 한글을 알게 되면, 한글을 떼고 나면 책읽어주기를 멈추게 되는 데 이 책은 정반대의 충고를 건네었다. 그도그럴 것이 어릴 때 엄마아빠가 책을 많이 읽어준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고 학교공부를 시작하면서 책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것이 부모도 가정에서 책읽어주기를 멈추게 되는 결정적 시기가 바로 이 시기다.
그림책이든 만화책이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글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아주 많은 양의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려면 부모의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무슨말이냐면 길을 가다 물이 고인 웅덩이를 만나게 되면 이 곳을 넘치려면 아주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그만큼 아주많은 양의 책을 접하고 난 뒤에야 글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오늘 책방에 방문한 가족이 있었다. 둘째가 폴리를 좋아해서 폴리그림책을 고르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리고 첫째가 고른 쿠키런책을 엄마는 사주지는 않았다. 일단 만화책이라는 생각이 컸을 것이다. 그리고 사주기에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을거다. 엄마의 생각을 모두알지는 못하겠지만, 대부분은 만화책에 편견이 있다. 글밥이 많은 책은 되고 그림이 많은 책은 안될까? 그림책에서 그림의 양과 글의 양이 급격하게 많아지는 만화책을 거치고 나서야 글책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게 바로 책의 재미이고, 그 친구들은 책의 재미를 알게 된다.
책이 재미가 되려면 '재미있는 책'이 우선이다. 엄마아빠가 고른 책이 아니라 '아이가 고른'책이 재미있는 책이다. 골라보고 먹어봐야 나에게 맞는 지 안맞는 지 알 수 있다. 입어봐야 내 몸에 맞는 지 알수 있듯이 말이다. 실수도 해보고 잘못 골라도 보고, 사실 안봐도 좋다. 우리가 사는 물건을 다 쓰지는 않듯이 책도 그렇다. 첫아이가 초등저학년부터 카카오프렌즈 역사만화책, 놓지마과학 시리즈를 물흐르듯 보고 즐겨보았다. 꾸준히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책을 사주고 보러다녔다. 그게아니라면 알라딘어플에서 재미있어보이는 책은 내가 골라서 사주었다. 친정인 구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받은 용돈을 구미삼일문고에서 책사는데 쓰는 경험도 했다. 그 당시 고른 쿠키런시리즈를 아이는 매일같이 보고 좋아했다. 그런 기억을 만들어주었다. 아이가 마음껏 책을 골라보는 경험, 그리고 사보는 경험이 얼마나 가치있고 값진일인지 느낀다. 초등3~4학년 때 자기만의 공간이 중요해졌다. 서점에 가자고 해도 잘 나오지 않았고 친구가 중요해졌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일본 캐릭터와 일본 소설에도 관심을 느끼기 시작했고, 내가 권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책도 꽤나 재미있게 보고 나서는 다른 책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 하이쿠 와 같은 만화책도 사주었는데, 굉장한 분량의 책들을 보고나서 어느 시기에 이르러서는 팔고 싶다고 해서 알라딘중고서점에 팔았다.